[쿠키뉴스=이승희 기자] 홍만표(57) 변호사와 정운호(51·구속)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주고받은 문자 내용이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도형) 심리로 24일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홍 변호사가 정 전 대표에게 “떼쓴다고 검찰이 기분 나빠하고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가 정 전 대표에게 “지금 (검찰이) 영장을 청구했다고 한다” “윗선을 통해 추가수사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고 문자를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정 전 대표가 상습도박사건과 관련해서 수사를 받게 되는 2015년 5월부터 구속되던 2015년 10월6일까지 홍 전 변호사나 브로커 이민희(56)씨와 통화한 횟수가 총 921회에 달하는 점을 눈여겨봤다.

정 전 대표, 브로커 이씨, 홍 변호사 순으로 순차적 통화가 이뤄진 날은 68일에 달했다.

이어 검찰은 2009년부터 정 전 대표를 위해 민‧형사적으로 법률자문을 맡았던 고모 변호사의 조서 내용을 언급했다.

고 변호사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구치소에 수감된 뒤 “(홍 변호사가) 재판부의 선처를 받아 불구속 합의나 벌금형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징역을 선고받았다”며 “나 (구치소에서) 못 나가면 홍만표 고소해버릴 거야”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고 변호사는 “정 전 대표가 내게 ‘홍 변호사가 검사장을 하던 시절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왔다’는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홍 변호사가 정 전 대표의 법조 비리사건을 칭하는 ‘정운호 게이트’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변호인은 “검사 측의 주장은 정 전 대표가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에 불과하다”며 “정 전 대표의 말에 대한 가치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전 대표에게 2억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나, 변호사 사무실 개업금과 관련된 돈으로 생각해서 받은 것 뿐이다”며 청탁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또 정 전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과 관련해 받은 수임료 3억원에 대해서는 “변호인으로서 정당하게 수임료를 받았을 뿐이다”라며 “홍 변호사가 정 전 대표에게 ‘검찰 고위간부에게 로비하겠다’라고 말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인 측은 청탁과 관련된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으나 조세 포탈과 관련된 공소사실은 일부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변호사의 변호인은 “수입료 누락과 관련된 혐의는 인정한다”며 “그러나 일부 미화된 부분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추후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홍 변호사가 모든 사건에 대한 수임료를 축소 신고하거나 미신고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며 “정상적으로 수임료를 신고한 부분은 피고인의 양형 사유로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측이 증인으로 채택한 정 전 대표는 9월30일 신문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변호사는 정 전 대표로부터 원정도박 수사 무마를 위한 청탁 명목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6월 구속기소 됐다.

또 2011년 9월에는 서울메트로에서 주관하는 매장 임대 사업인 ‘명품브랜드 사업’을 위해 서울메트로 측에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정 전 대표로부터 2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에게 변호사 수임 내역을 축소하거나 신고하지 않고 15억5000만원의 조세를 탈루한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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