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승희 기자] 일명 ‘트렁크 시신 살인’ 사건으로 구속된 김일곤(49)씨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시철)는 31일 강도살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잘못을 뉘우치지 않아 피해자 유가족이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며 “사체 손괴 방법이 매우 잔혹하고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무고한 사람을 살해해 죄가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사형이 확정된 사건들은 계획적인 범행이거나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김씨의 범행은 계획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형은 한 사람의 생명을 강탈하는 방법이라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선고되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재판부는 김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다는 증거가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9일 충남 아산의 한 대형마트 지하 주차장에서 차에 타고 있던 주모(35·여)씨를 차량과 함께 납치한 뒤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김씨는 주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차량 트렁크에 넣은 뒤 불을 질렀다.

조사 과정에서 김씨가 지난해 5월 오토바이 접촉사고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후 앙심을 품고 살생부를 만든 사실이 드러났다. 체포 당시 김씨의 소지품에 살생부가 포함되어 있었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살생부에 적힌 살인 예비 피해자에 대한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해왔다.

검찰은 지난 24일 김씨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무기징역형은 가석방이 가능하다”라며 “일반 사회인들도 ‘김씨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고 1심과 같은 사형을 구형했다.

김씨는 항소심 공판기일과 마찬가지로 이날 공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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