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소주병이나 맥주병 등 술병에 표기되는 음주경고문구가 어법이 맞지 않아 문제가 제기되자 보건복지부가 결국 이를 변경하기로 했다.

지난 5일 세계일보는 복지부가 21년 만에 개정한 음주경고문구 중 어법 오류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되는 문구는 ‘지나친 음주는 암 발생 원인이며, 임신 중 음주는 태아의 기형이나 유산, 청소년 음주는 성장과 뇌 발달을 저해합니다’이다.

해당 문구에 따르면 ‘임신 중 음주는 태아의 기형이나 유산’에 바로 상응하는 서술어가 없기 때문에 ‘저해합니다’를 서술어로 봐야 한다. 따라서 ‘임신 중 음주는 태아의 기형이나 유산을 저해합니다’로 읽히게 되고, 즉 임신 중에 음주가 오히려 태아의 기형이나 유산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문구는 복지부가 지난 7월 행정예고한 경고 문구 초안에는 없었으나, 의견수렴 과정에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문법이 틀린 것은 알았지만 문구 크기 등이 정해져 있어 경고 내용을 다 넣으려면 어쩔 수 없었다”며 “교과서도 아니고 병에 들어가는 문구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복지부는 해명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늘(6일) 복지부 관계자는 “새로운 과음 경고 문구 표시내용 중 일부가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고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논란이 발생한 만큼 고시를 수정해 이른 시일 내 해당 문구를 바꿀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는 해당 문구가 포함된 ‘흡연 및 과음 경고문구 등 표시내용’을 지난 3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새로운 경고문구는 총 3가지로, 주류업체는 이 중에서 1가지를 선택해 술병에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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