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승희 기자] 급식 위생 논란에 휩싸인 대전 대덕고등학교가 수개월 전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한 학생을 협박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대덕고 급식 위생 문제가 논란에 휩싸이자 학교 측은 지난 5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대덕고 재학생에 따르면 학생들의 급식 실태 고발은 지난 5월부터 시작됐다.
가장 먼저 고발글을 올린 사람은 대덕고 3학년에 재학중인 A군(19)이다. 지난 5월 급식을 먹다가 벌레를 발견한 A군(19)은 이를 바로 교사에게 알렸으나 “학교가 산으로 둘러싸여 벌레가 많은 것”이라는 대답을 들어야 했다.
이후 A군은 문제를 공론화시키기 위해 벌레가 나온 급식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자 학교 측은 다음날 A군을 교무실로 불러 “이게 사실이라도 (너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다. 네가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냐”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의 종용을 이기지 못한 A군은 결국 고발글을 삭제했다.
A군이 고발글을 올리고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급식에서 곰팡이가 핀 딸기가 나오는 일이 발생했다. 이를 발견한 B군(19)은 조리대로 가 따졌지만 영양사는 “딸기가 서로 부딪혀서 짓무른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B군과 함께 있던 C군(19)은 “곰팡이가 분명 초록색이었다. 어떻게 딸기가 짓무르면 초록색일 수 있나. 곰팡이가 분명했다”며 “영양사가 딸기를 바로 버렸기 때문에 사진 찍을 틈이 없었다”고 분노했다.
학생들은 그 후로도 급식에서 이물질이 나올 때마다 학교에 건의했으나 달라진 점은 없었다. 교사들은 “그냥 참고 먹어라” “급식도 교육이다. 알아서 빼고 먹어라” 등의 말만 되풀이 했다.
뿐만 아니다. 영양사를 둘러싼 의혹들도 대덕고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덕고 영양사가 과거 다른 학교에서도 급식 비리와 관련된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대덕고 인근에 위치한 전민고등학교 급식실 조리원들은 2013년 정해진 횟수를 무시하고 폐식용유를 여러번 재활용한 점, 가족이 운영하는 납품업체에서만 재료를 받은 점 등의 이유로 영양사를 대전시교육청에 고발했다.
당시 전민고 폐기물전담자는 “영양사가 학교에 옥수수식용유를 구입했다고 보고한 뒤 실제로는 더 저렴한 콩기름식용유를 구입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영양사는 남편이 운영하는 회사의 제품만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며 “제품이 좋아 구입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전민고 관계자는 7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대덕고의 영양사는 지난 2013년 전민고에서 일하던 영양사”라며 “지난 3월 전민고에서 대덕고로 근무지를 옮겼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대덕고 측에 연락했지만 학교는 “교장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급식 위생 문제)대책 회의 중이라 통화가 어렵다”는 말만 남겼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대덕고는 지난 5일 학부모와의 면담에서 “영양사가 교육청 소속이라 학교 차원의 교체가 어렵다”라며 “지금까지 일어난 문제들은 영양사 교체 요구 사례로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전시교육청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모 고등학교 급식 실태’라는 제목으로 대덕고의 급식 실정을 알리는 글이 올라왔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작성자는 글을 통해 급식에서 머리카락, 신문지, 천 조각, 플라스틱 조각 등이 나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학교 측은 이날 사과문을 올려 “조리 과정상의 부주의로 이물질이 급식에 들어갔다”며 “검수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갈 수 있는 경로를 모두 차단하고 위생상태에 대한 점검과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aga4458@kukinews.com
전민고 영양사의 급식비리 관련 정정보도문
본 인터넷신문은 지난 2016년 9월 7일자 「[단독] “고소하겠다” 학생 협박까지?…급식 위생 논란 대덕고」 제목의 기사에서 대덕고 급식 위생 문제를 다루면서 대덕고 영양사가 과거 전민고에서 근무하던 당시에 폐식용유를 여러 번 재활용하고, 가족이 운영하는 납품업체에서만 재료를 받았으며, 옥수수식용유를 구입했다고 보고한 뒤 실제로는 더 저렴한 콩기름식용유를 구입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확인 결과, 해당 영양사는 식용유를 재료에 따라 최대 3∼4회 재활용만 하였으며, 남편이 운영하는 납품업체에서 3∼4가지 재료만 받았고 이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당시에는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콩기름식용유를 입력할 수 없어 옥수수식용유라고 표기된 것임이 밝혀졌기에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