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설립자로부터 50만주 주식인도 청구 소송 당해

신라젠, 설립자로부터 50만주 주식인도 청구 소송 당해

기사승인 2016-09-12 12:47:55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유전자 변형 바이러스를 이용한 항암제 개발로 유명한 ‘신라젠’이 설립자인 황태호 부산대 의대 교수에게 주기로 했던 스톱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취소한 것의 정당한지의 여부가 법정에서 다투어질 예정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전자 변형 바이러스를 이용한 신라젠의 간암치료제 ‘펙사벡(Pexa-Vec)’ 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황 교수가 신라젠을 상대로 50만주 규모의 주식인도 청구 소송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신라젠이 그간 항암제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던 황 교수에 대해 중대한 과실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주기로 했던 스톡옵션을 취소한 것이 갈등의 발단이다.

황 교수 측은 연구과정에서 임상방식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신라젠 측이 자신의 영향력을 축소시킬 목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해 자신의 명예를 실추시켰을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및 후학양성을 위해 부산대에 주식을 기부하려는 선의까지 가로막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부산대 의대에서 항암바이오신약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황 교수는 암세포에서만 선택적으로 증식해서 항암 작용을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치료제인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Pexa-Vec)을 개발해 그 면역 증가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등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황 교수는 미국의 생명공학업체 제네렉스와 공동연구를 하던 중 2006년 바이오벤처인 신라젠을 설립해 지난 2008년 4월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이후 부산대 교수로 자리를 옮긴 후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계속 임상시험 자문, 임상시험 기술개발 및 평가, 임상시험 중개연구 및 임상적용 기술개발 자문 등을 수행하면서 사실상 신라젠의 연구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신라젠은 2012년 4월 황 교수에게 그간의 기여를 인정, 주식 50만주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스톡옵션행사 의사를 표시하고 1주당 2000원의 행사가액(신주인수대금)을 납입하면 회사가 신주를 발행해 주권을 넘겨주는 조건이었는데 지난 1월 신라젠 이사회에서 황 교수에게 주기로 했던 스톡옵션을 취소한 것이다.

신라젠은 황 교수가 업무수행과정에서 신약후보물질 임상1상 승인결과를 보고하지 않았고, 진행중인 항암제 ‘펙사벡(Pexa-Vec)’ 글로벌 임상 3상에 대해 악성 유언비어를 조성했으며, 부당한 인사권 행사 등 중대한 과실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스톡옵션 부여를 취소했다.

황 교수 측은 “현 경영진이 회사의 연구개발에 기여해 온 나와 임상방식 등을 놓고 의견차를 보이자 신라젠의 설립자이자 펙사벡의 핵심 개발자인 자신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고 나아가 향후 연구와 경영으로부터 배제하기 위해 아무런 근거 없이 스톡옵션 부여를 취소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며 “신라젠이 주장하는 취소 사유와 근거도 사실이 아닌 추상적 사유를 가공해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황 교수가 신라젠에 스톡옵션 행사 의사를 최초로 밝혔을 당시 신라젠이 스톡옵션 행사를 상장(IPO) 이후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자신이 이에 응하지 않자 며칠 후 갑자기 임시이사회를 소집해 기습적으로 스톡옵션을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만일 신라젠이 주장하는 스톡옵션 부여 취소 사유가 실제로 존재했다면 자신이 스톡옵션 행사 의사를 밝혔을 때 신라젠이 취소 사유를 명시하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황태호 교수는 “이 사건 소제기는 스톡옵션의 행사를 통해 이익을 얻고자 하는 개인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며, 스톡옵선 행사로 취득할 신주는 모두 부산대에 학교발전을 위한 기부금으로 사용될 것”이라며 “진실을 밝혀 나의 추락한 명예를 회복하고 연구에 전념하며, 또한 원고의 연구를 도와준 부산대에 대한 기부 약속을 이행하고자 부득이 본 건 소송의 제기에 이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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