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배우가 돋보이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
tvN 새 금토드라마 ‘THE K2’의 연출을 맡은 곽정환 감독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THE K2’는 드라마의 내용보다 출연 배우 라인업이 먼저 눈에 띈다. ‘THE K2’는 보디가드 역할을 맡은 배우 지창욱을 중심으로, 두 명의 윤아(송윤아, 임윤아)를 포진시켰다. 대선후보 역할을 맡은 조성하도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배우의 비중이 큰 드라마이기 때문일까. 배우들에게 ‘THE K2’의 출연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안고 있던 고민의 종류도 제각기 달랐다.
20일 오전 11시 서울 언주로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에서 열린 ‘THE K2’ 제작발표회에서 지창욱은 “이번 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고민했던 점은 전작 KBS2 월화드라마 ‘힐러’와 비슷한 색깔이 나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며 걱정을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이어 "하지만 드라마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서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남자다운 모습, 감정적으로 깊이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겨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송윤아의 고민은 조금 달랐다. 송윤아는 ‘THE K2’에서 조성하의 부인으로, 극중에서는 악역이다. 그녀가 악역을 맡은 건 지난 1998년 방송된 SBS 드라마 ‘미스터 Q’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이날 송윤아는 당시를 회상하며 “지금 생각하면 내가 (임)윤아보다 더 어렸을 시절이다”라며 “그 때 표현했던 못된 모습과 18년 지난 지금 표현하는 못된 모습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 그 고민을 극의 끝까지 끌어안고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윤아는 “내가 그동안 안정적으로 연기해온 작품이나 캐릭터에서 벗어나는 길이기도 하다”라며 “나도 어떨지 궁금했고 기대됐다. 연기자로서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흔쾌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임윤아 또한 다른 고민을 하고 있었다. 주로 중국에서 연기 활동을 이어온 윤아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는 한국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윤아는 “오랜만에 출연하는 한국 작품이기 때문에 긴장됐고, 고민도 많았다”며 “그럼에도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이렇게 멋진 선배님들, 감독님과 함께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싶었다. 캐릭터도 매력적이었다. 대본을 읽자마자 이 캐릭터는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히 들었다”고 털어놨다.
윤아에게는 여전히 배우보다 소녀시대라는 아이돌의 이미지가 남아있다. 최근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아이돌 출신 연기자 아이유, 수지가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는 것을 지켜보며 부담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윤아는 “예전에는 그런 시선들이 어려웠다”며 “하지만 ‘THE K2’를 선택할 때는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아니라 내 자신의 도전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런 면에서 예전보다 부담감이 덜하다”라고 드라마에 임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배우들의 캐스팅에 대해 곽정환 감독은 “캐스팅과 연출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시청자들이 지금 원하는 게 뭘까 하는 것이었다”라며 “송윤아가 맡은 최유진 역할의 경우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배우들 중에서 고민하다가 전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송윤아가 제대로 해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의심한 적도 있었지만, 현장에서 기존 악역과 결이 다른 연기를 선보이며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해내는 모습을 보고 이번 시도가 성공적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THE K2’는 tvN 금토드라마 ‘굿 와이프’의 후속작으로 기존 시간대보다 30분 이른 오는 23일 오후 8시 첫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