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금연을 쉽사리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 이렇다보니 금연에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종종 전자담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과연 전자담배가 정말 금연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국제담배규제 정책평가 프로젝트 보고서(ITC, 2012)에 따르면 흡연자의 63.9%가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금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2013)에 따르면 전자담배와 연초담배(일반담배) 둘 다 사용하는 성인은 86.9%에 달했다.
이러한 전자담배와 연초담배의 이중사용은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 조사(2014) 결과 청소년의 경우도 77.5%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층에서도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전자담배는 1회 흡연 시 정해진 니코틴 흡연량이 없어 니코틴 흡수량을 가늠하기 어렵다. 따라서 전자담배와 연초담배를 이중으로 사용하게 될 경우 니코틴이 과다흡수 돼 오히려 니코틴 중독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류정선 인하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자담배는 니코틴에 대한 내성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연 수단으로써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금연보조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윤주분 인하대병원 인천금연지원센터 상담 팀장은 “물론 전자담배로 금연에 성공하신 분도 있지만 이는 매우 극소수고 대부분이 못 끊으신다. 니코틴이 액상으로 되어 있어 중독성이 심하고 의존성, 내성, 습관성 등 때문에 사용하다보면 양이 늘어나면 늘어났지 금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윤 팀장은 “일전에 식약처에서 무작위로 전자담배를 검사해본 결과, 대부분의 전자담배에 기준치 이상의 니코틴이 들어 있었다. 판매할 때는 니코틴이 없다면서 판매하는데 실제 임상에서 조사할 때는 일산화탄소가 들어있는 경우도 있고, 일부 매스컴에서는 다른 유해성분도 들어있다고 한 적이 있다”며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는 덜 해롭다고 할 수 있을까? 실제로 49.2%의 흡연자들은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이유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신호상 교수의 ‘전자담배 액상 및 기체상 중 유해물질 고찰(2013)’ 논문에 따르면 전자담배에는 연초담배에도 없는 유해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자담배 성분조사 결과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외에도 발암물질 및 독성화학물질이 검출됐으며, 뿐만 아니라 담배 연기에서도 발암물질과 유해성분이 다수 검출됐다. 즉 전자담배도 연기를 통해 본인뿐 아니라 주변인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윤주분 팀장은 “니코틴을 흡수하면 모발, 침샘, 땀샘 등에서 다시 나오기 때문에 제3자에게 간접흡연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가족에게 호흡기나 접촉 등을 통해 유해성분이 전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아직도 오해를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전자담배도 담배의 종류 중의 하나일 뿐이다. 금연구역에서 전자담배도 과태료 대상이고, 교육할 때 전자담배도 사용하면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정선 교수는 “전자담배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정부 기관에서 어떤 유해물질이 나오는지 보다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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