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최근 치약에서도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됨에 따라, 정부가 해당 물질을 사용한 치약제품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지난 29일 정부는 노형욱 국무2차장 주재 관계부처 회의를 개최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CMIT·MIT 성분이 함유된 제품현황 조사방안과 조치계획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아모레퍼시픽에 원료물질을 공급한 업체(미원상사)와 거래가 있는 업체의 제품 현황 및 안전성을 조사하고, 다른 치약에 관련물질이 혼입돼 있는지 여부 등을 신속하게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하기 위해 개최됐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치약, 화장품 등 생활화학제품 사용과 관련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제품의 현황조사, 리콜조치 등을 적극적으로 취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미원상사로부터 원료를 제공받아 생산한 아모레퍼시픽 치약 제품에 대해 지난 26일부터 전량회수토록 했으며, 관련법 위반 여부를 따져 행정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당초 11개 제품에 대해 회수계획을 신고했으나, 식약처 조사과정에서 1개 제품이 추가로 확인돼 현재 이를 포함해 총 12개 제품을 회수 중에 있다.
추가로 확인된 제품은 ‘메디안에이치프라그 치약’으로, 지난 2013년 12월 이후 생산이 중단된 제품이다. 이에 시중 유통가능성이 낮아 제조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이 회수대상에서 제외해 신고했으나, 유통기한이 올해 12월까지인 점을 감안해 회수대상에 추가 포함하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아모레퍼시픽 이외의 다른 치약 제조회사의 제품에 대해서도 CMIT·MIT 성분이 포함돼 있는지에 대해 이번주 중으로 전수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조사과정에서 부광약품의 ‘시린메드 치약’ 등에서도 미원상사 원료가 사용된 사실이 확인된 상태다.
CMIT·MIT는 미국, 유럽 등에서 치약의 보존제로 사용 가능하며, 치약에 혼입된 CMIT·MIT 잔류량(0.0044ppm 추정)은 유럽기준 등과 비교시 매우 낮은 수준으로 안전할 것으로 판단되나, 국민 우려 등을 감안해 정부는 치약 원료에 대한 관리감독을 더욱 철저히 해나갈 방침이다.
또한 정부가 ‘미원상사’로부터 CMIT·MIT 성분이 혼입된 원료를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진 화장품, 의약외품 등의 제조업체 11개소를 우선적으로 조사한 결과, 아모레퍼시픽을 제외한 10개 업체는 씻어내는 제품에 기준치 이하로 CMIT·MIT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정부는 ‘미원상사’로부터 원료물질을 공급받은 업체들을 파악해 세척제(가정용·업소용 세제, 복지부), 위해우려제품(섬유유연제, 방향제 등, 환경부) 등에 CMIT·MIT 포함여부를 확인하고 올해 중에 단계적으로 조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사고와 같은 유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살생물제 관리제도 도입, 발암성물질 등 고위험 원료물질 관리 강화, 제품성분표시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 대책’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하고 10월 중 발표해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정부는 방향제, 방충제, 소독제 등 위해우려가 있는 생활화학제품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실시 중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제품에 대해서는 올해 말까지 우선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 유해물질 사용실태를 파악하고, 위해가 우려되는 경우 해당제품에 대한 회수 및 제품명 공개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CMIT·MIT가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점을 감안해, 동 성분의 제품 함유 및 기준 위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적극적으로 조치하여 국민안전이 최우선적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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