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승희 기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학생 102명이 고(故) 백남기(69) 씨의 사인이 ‘외인사’에 해당한다며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대 의대생들은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30일 발표했다.
이들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졌다가 사망에 이른 백 씨의 사인을 서울대병원이 ‘병사’로 규정한 것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의 ‘진단서 등 작성‧교부 지침’에서 직접사인에 심폐정지를 표기하지 않도록 명시하고 있음에도 서울대병원이 이를 어겨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의대생들은 “질병 외에 다른 외부 요인이 없다고 의학적 판단이 되는 경우만 (사망 종류로) ‘병사’를 선택한다”며 “‘물대포’라는 유발 요인이 없었다면 백 씨는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므로 고인의 죽음은 명백한 ‘외인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직접사인으로 ‘심폐정지’를 쓰면 안 된다는 것은 국가고시 문제에도 출제될 정도로 기본적인 원칙”이라며 “이토록 명백한 오류가 단순한 실수인지, 그렇다면 왜 시정할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네티즌은 “선배들이 싫어할 걸 알면서도 성명서를 내다니 멋있다” “역시 배운 사람들이라 다르다” “이런 사람들이 의사가 돼야 한다” “역시 상위 0.1%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서울대학교병원 노조 또한 지난달 29일 백씨의 사망진단서 작성에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서창석 서울대병원 원장의 해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당시 유족 측은 “서울대병원 부원장이 백씨의 주치의에게 전화로 지시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진단서 작성에 상부의 압력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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