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을 보물로 만드는 ‘구석구석 숨은 돈 찾기’… 지하경제 양성화 예능의 출발

고물을 보물로 만드는 ‘구석구석 숨은 돈 찾기’… 지하경제 양성화 예능의 출발

기사승인 2016-10-12 16:24:44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KBS 예능의 변화가 시작됐다. KBS는 최근 KBS2 ‘우리동네 예체능’과 ‘어서옵SHOW’의 폐지를 결정했다. 대신 지난 추석기간 파일럿으로 방송된 ‘노래싸움-승부’와 ‘트릭&트루’를 정규 편성했다. 침체된 예능에 새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KBS가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변화의 흐름에 맞춰 또 하나의 새로운 파일럿 예능 KBS2 ‘구석구석 숨은 돈 찾기’가 12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총 3회에 걸쳐 시험 방송될 ‘구석구석 숨은 돈 찾기’는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중고거래를 소재로 삼았다. 연예인의 집을 방문해 숨어 있는 중고 물품을 일반인과 직접 직거래를 하는 콘셉트다. 물건에 얽힌 연예인들의 사연을 공개하고, 그 물건이 얼마인지 감정 받기도 한다. 일반인과의 직거래는 깜짝 이벤트로 진행된다. 수익금은 모두 기부될 예정이다.

1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공원로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구석구석 숨은 돈 찾기’ 제작발표회에서 김진홍 KBS 예능국장은 “지난 1년 동안 KBS 예능국은 도전과 변화라는 양날의 칼을 들고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며 “그동안 정체된 프로그램들을 과감하게 폐지하고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꾀해왔다. 오늘 방송되는 ‘구석구석 숨은 돈 찾기’를 비롯해 정규 편성된 ‘노래싸움 승부’, ‘트릭&트루’는 변화를 추구하는 KBS 예능국의 몸부림이다”라고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전진학 PD는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물건에 담긴 의미에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전 PD는 “누군가가 사용하던 물건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그 사람의 소중한 시간과 추억이 담긴 의미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순한 중고거래에 그치기보다는 물건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와 추억, 물건을 매개로 만나는 사람들의 교감까지 담아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시청자들에게도 안 쓰는 물건이 있나 하고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싶다”고 말했다. 안 쓰는 물건에게 새 생명을 주거나 수익금을 기부하는 등 ‘구석구석 숨은 돈 찾기’에는 착한 예능 이미지가 있다. 물건을 감정하고 직접 중고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정보도 제공한다. 예능적인 재미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싶지만, 제작진은 촬영을 하며 의외의 재미 포인트를 발견했다. 물건 구매자와 그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하려는 제작진과의 머리싸움이 그것이다.

방송이 공개되면 앞으로 어떻게 깜짝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인지 묻자 전 PD는 “깜짝 이벤트는 대부분 실패했다”며 “지금까지는 제작진의 의도대로 되지 않고, 구매자에게 들키거나 망쳤다. 어떻게 하면 들키지 않고 구매자에게 깜짝 이벤트를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제작진과 시청자의 머리싸움은 정규 프로그램이 돼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지속적으로 머리 싸매고 연구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수근도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2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촬영을 접은 적도 있었다”며 “경제 버라이어티지만, 무겁지 않고 소소한 재미들이 있다. 데프콘과 서유리도 재밌어 해서 촬영 내내 웃고 즐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파일럿 프로그램이 제작발표회를 여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시종일관 자신감을 드러낸 전진학 PD는 이미 ‘출발 드림팀’과 ‘1대100’ 등을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만든 장본인이다. ‘구석구석 숨은 돈 찾기’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전 PD는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만든 프로그램들 중엔 장수 프로그램이 많다”며 “‘1대100’은 9년, ‘출발 드림팀’은 17년 동안 방송됐다. '구석구석 숨은 돈 찾기' 역시 그것에 필적할 만큼 내 필모그래피에 남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현장에서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아도 계속 얘기를 나눌 정도로 MC와 출연진들이 즐겁게 촬영을 진행했다”며 “회가 거듭될수록 팀워크나 스토리가 좋아진다. 1회보다 2회, 2회보다 3회가 더 재밌다. 우리가 집에서 캐낼 보물은 고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기 및 수도절약, 인테리어 등 계속 확장·변화시키면서 진화할 예정”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구석구석 숨은 돈 찾기’는 12일 오후 8시55분 첫 방송을 시작으로 앞으로 3주간 시험 방송된다. 첫 회는 이천수 가족, 2회는 김가연-임요환 가족, 3회는 박준규 가족이 게스트로 출연해, 집안에 있는 물건으로 중고거래를 경험하게 된다.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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