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이어티 게임’ 정종연 PD의 거대한 실험… 예능 한계 뛰어넘을까

‘소사이어티 게임’ 정종연 PD의 거대한 실험… 예능 한계 뛰어넘을까

기사승인 2016-10-12 18:23:30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PD의 이름을 듣고 기대감을 갖게 되는 예능 프로그램은 오랜만이다. 시청자들은 김태호, 나영석 PD를 제외하면, 프로그램의 콘셉트와 MC의 명성을 보고 시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tvN 새 예능 ‘소사이어티 게임’은 다르다. 무슨 내용인지 짐작되지 않는 생소한 제목이지만, ‘더 지니어스’ 시리즈를 연출한 정종연 PD의 후속작이라는 설명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시즌4까지 방송된 ‘더 지니어스’ 시리즈는 매회 챙겨보는 수많은 마니아층을 거느린 tvN 대표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다. tvN을 이끌고 있는 이덕재 CJ E&M 미디어콘텐츠부문 대표와 이명한 tvN 본부장이 지난달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년간 방송된 프로그램 중 가장 tvN스러웠다”고 극찬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소사이어티 게임’은 ‘더 지니어스’의 확장판이자 합숙 버전이다. 게임에 참가한 22명은 통제된 원형 마을에서 14일 간의 모의사회 게임 쇼를 펼친다. 참가자들은 ‘매일 투표로 새로운 리더가 선출되는 사회’와 ‘소수 권력에 의해서만 리더가 바뀌는 사회’로 나뉘어 생활하게 된다. 이 거대한 실험을 통해 ‘어떤 리더가 좋은 리더인가’, ‘그들은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 대한 답을 탐구할 예정이다.

12일 오후 4시 서울 CGV 영등포점에서 열린 tvN '소사이어티 게임' 기자간담회에서 정종연 PD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계기에 대해 “‘더 지니어스’ 출연자들이 녹화를 하고 돌아가면, 본인들끼리 전화를 하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작전을 짜는 모습을 봤다”며 “출연자들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그 모습도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래서 다음에 연출하는 프로그램에선 합숙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우승자가 나올 때까지 무조건 합숙을 하자'는 생각에 이런 큰 규모의 프로그램이 나오게 됐다. 덕분에 몰입도가 훨씬 좋았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흥미롭게 녹화를 했다”고 밝혔다.

‘더 지니어스’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일반인 출연자의 비중이 높아졌다. 연예인끼리의 연합을 막고, 다양한 캐릭터를 가진 출연자를 등장시키기 위해서다. ‘소사이어티 게임’도 마찬가지다. 개그맨 양상국이나 Mnet '프로듀스 101' 출신 가수 황인선, 아나운서 윤태진, 로드FC 챔피언 권아솔처럼 대중에게 익숙한 얼굴도 있지만, 잡지사 에디터, 영어학원 대표, 이종격투기 선수, 대학생 등 일반인 참가자들도 많다.이에 대해 정 PD는 “섭외 과정은 ‘더 지니어스’와 거의 비슷했다”며 “최대한 미디어에 노출이 덜 된 사람을 쓰고자 하는 바람이 있었다. 선입견이 없는 사람들 위주로 뽑았다”고 선발 기준을 밝혔다. 이어 “능력보다는 성격, 캐릭터, 승부욕, 다양성을 중점적으로 보고 캐스팅했다”며 “결과적으로 고학력자와 격투기 선수가 많아졌지만, 처음부터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것은 아니었다. 사회 경험이 많아 능수능란한 사람보다는, 사회 경험이 조금 미숙하더라도 자기감정을 그대로 표출할 수 있는 사람 위주로 뽑았다”고 덧붙였다.

생존 경쟁을 벌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본 일부 시청자들은 방송이 끝나면 출연자들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낸다. 정 PD 역시 ‘더 지니어스’ 시리즈에서 이미 출연자들의 인성 논란을 여러 번 경험했다. 이번에도 우승을 위한 생존 경쟁은 여전하다. 출연자의 이기적인 행동이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여지가 충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 PD는 “소셜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생존을 위해 솔직한 감정과 행동을 드러내는 프로그램”이라고 정의하며 “그렇지만 프로그램을 보면서 ‘저 사람은 저런 인성을 가진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들 분노하게 만들지 않고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을까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착한척하고 양보하는 출연자보다 이를 악물고 열심히 하는 출연자가 박수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화가 나더라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소사이어티 게임’은 지난여름 전체 분량의 사전제작을 마치고 편집을 거치고 있다. 정 PD는 우승자가 탄생되는 과정을 지켜본 입장에서 의미심장한 마지막 말을 남겼다. 정 PD는 “재미있는 해석이 많이 나올 것 같다”며 “‘출연자들이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겠지?’라는 생각을 다 뛰어넘었다. 흥미로운 과정이었다”고 전했다.

‘소사이어티 게임’은 tvN과 글로벌 제작사 엔데몰샤인그룹이 공동 기획한 모의사회 게임 쇼다. 22명의 출연자가 최대 1억5000만원의 상금을 향해 격돌한다. 120분 분량으로 특별 편성된 ‘소사이어티 게임’ 1회는 오는 16일 오후 9시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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