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참패 한 두산밥캣…재상장 여부에 ‘두산그룹’ 생사 달려

흥행참패 한 두산밥캣…재상장 여부에 ‘두산그룹’ 생사 달려

기사승인 2016-10-14 18:13:54
[쿠키뉴스=홍석경 기자] 하반기 IPO시장 최대어 중 하나인 두산밥캣이 흥행실패 이후 재상장 방침을 밝히면서 성공여부가 주목된다. 두산밥캣은 이달 21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었지만 공모수요 예측실패로 다음달 18일로 연기했다.

1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공모물량을 기존보다 30% 감소한 3002만8180주로 대폭 내렸다. 희망 공모가도 4만1000원~5만원 사이였지만 절반 이상 떨어진 2만9000원에서 3만3000원 사이로 재신고했다.

두산밥캣의 흥행실패는 상장가격 고평가 지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밥캣의 공모금액이 두산그룹내 재무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자금으로 쓰이기 때문에 두산밥캣 주주들에게 상대적으로 돌아오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당초 투자업계는 초기 제시한 4조1000억원 5조원 사이의 초기 공모가가 모인다면 두산그룹에 호재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흥행실패로 희망공모가가 낮아지고 시가총액도 기존 4조원의 절반 수준인 2조5000억원을 떨어지면서 그룹내 자금조달에 차질이 불가피 해졌다. 

이에 따라 두산밥캣의 지분을 각각 66%, 11% 가지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재무불안 우려로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두산중공업도 현금조달로 인한 악재에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두산밥캣이 상장철회(상장일정연기)를 공시한 지난 10일 두산 주가는 4.3% 떨어졌다. 또 두산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 하향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두산밥캣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2거래일간 각각 -11.5%, -14.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두산밥캣이 재상장에 성공할 경우 두산그룹의 신용등급 하향과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우려를 불식해 호재지만 투자자들의 배당 수익률이나 주주정책을 고려했을 경우 흥행 불신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와 관련해 두산 관계자는 “지난번 IPO에서는 공모 물량이 많았던점 등 몇 가지 시장 여건과 맞지 않은 요인들이 있었던 것 같다”며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물량 이상의 투자의사는 확인했지만 이해관계자들이 만족하는 접점을 찾기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 이번 재상장에서는 지난 번 수요예측 결과와 시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공모물량과 희망 공모가를 시장 친화적으로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상장 재추진 과정에서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의 구주매출이 당초 계획보다 줄어들면서 자금유입 규모가 축소된 점이 아쉽다”며 “재무적투자자(FI)의 매입단가를 고려해 추가적인 수익보장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추후 확인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도 “지난 10일 두산밥캣과 관련한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전망은 하향검토했다”며 “두산밥캣 상장 지연으로 인해 구조조정 효과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그룹 전반의 유동성 대응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두산밥캣의 상장시기와 상장가치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여부는 두산인프라코어를 포함한 두산그룹 신용도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변수다”며 “두산밥캣 상장 재추진 상황에 대해 중점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두산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고 덧붙였다. hsk8703@kukinews.com
홍석경 기자
hsk870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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