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양병하 기자 md5945@kukinews.com] 감사원 출신 1호 국회의원으로 전남 해남·완도·진도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윤영일 의원(59·사진)은 전국에서 가장 먼 지역구를 둔 의원 중 한 명이다. 항공편이나 고속철도(KTX)를 이용할 수 없어 오직 자동차로 이동하고 있다. 거리로는 400km가 넘고 장장 4시간 이상을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상당한 거리다. 거기다 해남에서 완도, 진도를 거치는데도 각각 1시간을 소모해야 한다고. 특히 그의 지역구는 섬이 많아 이동에 꼬박 하루가 걸린다.
하지만 이러한 물리적 한계가 윤 의원이 의정활동을 펼치는 데 있어 장애는 되지 않는다. 오히려 초선으로서 열정적인 활동을 펼치는 데 큰 원동력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윤 의원은 감사원 출신답게 인터뷰 내내 냉철하면서도 섬세한 카리스마를 물씬 풍겼다.
-첫 국정감사를 마친 소감은.
▷국감 첫 주부터 여당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국감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 점이 많이 아쉬웠다. 국감은 여야가 서로 다른 시각에서 의견을 공유함으로써 보다 나은 정책과 제도적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돼야 했는데 여당의 불참이 매우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국감을 통해 공직에서 바라보며 느꼈던 국감의 아쉬움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다. 국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의 개선방향에 대해 추상적인 대안보다는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충분히 만족할 순 없지만 첫 국감임을 감안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국감에서 최대 쟁점은 무엇이었나?
▷간사를 맡고 있는 국토위에서 최대 쟁점은 미르재단 사건이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이란의 K-타워 건설 양해각서 내용 중 미르재단이 문화교류사업의 주체로 들어간 것과 관련해 여야의 공방이 치열했다. 반면 서민주거 안정과 아파트 부실로 인한 소비자 피해 등에 대해서는 여야가 따로 없었던 것 같다.
-최근 ‘도서개발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우리나라에는 섬이 많다. 전국에 모두 3000여개의 섬이 있다. 그동안 정부가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도서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섬은 관광자원이자 해양자원이다. 그럼에도 관심이 멀었던 것이다. 섬의 발전을 위해 깊이 있는 철학과 프로젝트가 있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섬발전포럼’을 결성하기도 했다. 기존 도서개발촉진법은 산업화사회에서 만들어진 법이다. 그래서 한계가 있다. 이제는 새로운 콘셉트와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한다. 미래발전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 각종 규제와 제약으로 섬 지역의 발전을 막아선 안된다. 그런 차원에서 섬발전센터를 조성하고 정책개발에도 진중한 자세로 활동을 펼치고자 한다.
-첫 상임위를 국토위로 선택했는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국토균형개발이다. SOC 인프라 가운데 특히 고속도로, 고속철도, 일반철도 등이 국가적으로 균형적이지 못한 것 같다. SOC가 균형감을 잃고 이미 기울었다면, 그 위에 무엇을 지어도 기울어지고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아직 전남을 비롯해 우리나라 상당수 지역은 SOC 불균형이 심각하다. 국토위는 ‘SOC 부처’라 할 수 있다. 균형 있는 SOC야말로 국토위에서 꼭 이루고 싶은 성과다.
-정치에 입문한 계기가 궁금하다.
▷30년 넘게 감사원에 근무하면서 국회 예결위 파견국장, 재정경제국장, 사회문화감사국장 등 다양한 직책을 두루 거쳤다. 그러면서 정치권과 자연스럽게 가깝게 지냈다. 하지만 민생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국회와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항상 안타까움을 느꼈다. 공직을 마친 후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라는 권유가 많았다. 정치논리에 매몰된 구태정치, 국민과 민생을 외면한 정치, 정치인을 위한 정치에 지친 지역민의 간절함과 주변의 출마 권유를 뿌리칠 수 없었다.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의 편에서 국민을 위한 생활정치와 민생정치를 반드시 실현하겠다.
-정치에 입문하면서 국민의당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나라에는 이념적으로 양날개가 있다. 바로 보수와 진보다. 그런데 새의 몸통 그 자체도 중요하다. 개혁적인 보수와 합리적인 진보를 아우를 수 있는 정치이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제3의 세력으로 국민의당이 지향하는 바가 옳다고 생각했고, 뜻을 함께 펼치기에 좋다는 생각을 했다.
-평소 국민의당 의원들과는 어떻게 소통하나?
▷국토위 간사와 국민의당 제4정조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만큼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당내 소속 의원들과 정책 교류와 의견 교환은 필수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원내대책회의와 정책회의를 열고 수요일에는 의원총회를 정례적으로 열린다. 그 외에도 의총이나 바이버(viber)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수시로 정책 교류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특히 감사원 출신 1호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이번 국감기간에 선배·동료 의원들이 자문을 구하면서 소통과 교류의 폭을 넓혔다. 소속 상임위뿐만 아니라 정책 전반을 이해하는 좋은 계기였다.
-어려운 시기다.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정치에 대한 실망, 나아가 무관심이 바로 국민이 생각하는 국회이자 정치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야가 보다 선진적인 정치, 배려와 양보의 정치를 보여준다면 이를 충분히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더욱 노력한다면 국민들도 그 노력을 알아줄 거라 믿는다. 기존 양당 체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3당 체제를 통해 조금씩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여야의 이견 차이로 국감을 비롯한 상임위 파행이 빈번하게 이뤄졌는데,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서 중재 역할을 하다 보니 조금은 개선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작은 변화지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국민들이 보다 신뢰하고 이해할 수 있는 국회의 모습이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애정을 갖고 바라봐 주시길 부탁드린다.
<윤영일 국회의원>
-1957년 11월 4일
-마포고 졸업
-성균관대 법정대학 학사
-서울대 행정학 석사
-미국 시라큐스대 행정학 석사
-성균관대 행정학 박사
-제23회 행정고시 합격
-UN 감사실(OIOS) 감사관
-감사원 비서실장
-감사원 재정경제감사국장, 사회문화감사국장
-감사원 감사교육원장
-IBK기업은행 감사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회장
-귀농귀촌진흥회 부회장
-한국감사협회 부회장
-성균관대, 한국외대 초빙교수
-現 제20대 국회의원(국민의당, 전남 해남·완도·진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국민의당 제4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 농어촌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정책위원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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