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 드라마화가 가능해? KBS 예능국의 과감한 두 번째 도전

‘마음의 소리’ 드라마화가 가능해? KBS 예능국의 과감한 두 번째 도전

기사승인 2016-11-03 17:21:24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KBS 예능국이 두 번째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예능국 최초로 드라마 제작에 도전했다. 배우 김수현, 차태현, 공효진 주연의 KBS2 금토드라마 ‘프로듀사’는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기존 지상파 드라마와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호평도 받았다. KBS 예능국 출신 신원호 PD의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와 함께 언급되며, 예능 PD도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는 성공사례를 남겼다.

이번에는 한발 더 나아가 웹드라마에 도전했다. 네이버에서 10년 동안 연재되며 최고의 인기를 꾸준하게 누리고 있는 웹툰 ‘마음의 소리’가 원작이다. ‘B급 정서’, ‘병맛 코드’ 등으로 표현되는 독특한 재미가 특징인 웹툰을 예능 PD의 감각으로 재해석하겠다는 각오다.

3일 오후 2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그린팩토리 커넥트홀에서 열린 KBS 웹드라마 ‘마음의 소리’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하병훈 PD는 “어떤 반응이 있을지, 혹은 아무 반응도 없을지 궁금하다”며 “반응을 예상하면서 만들지 않았다. 예능 PD라서 이야기나 캐릭터, 카메오 등을 예능적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화가 워낙 짧아서 빠르게 가자는 생각으로 에피소드를 만들다보니, 웹드라마가 적합할 것 같았다”며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익숙해졌을 때 방송에서 틀어보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드라마국이 아닌 예능국에서 제작한 이유에 대해 하 PD는 “시트콤에 더 가깝기 때문에 예능국에서 만드는 게 더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능 PD는 드라마 PD와 달리 현장에서 어떤 것을 보고 웃기겠다 싶으면 방향을 많이 바꾼다”며 “배우들이 아이디어가 많아서 현장에서 얘기를 많이 하면서 작업했다. 애드리브 하나로 한 장면이 즉석에서 탄생되거나 없어지는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어렵다’는 말이 가장 많이 등장했다. ‘마음의 소리’가 워낙 독특한 웃음 코드로 유명한 웹툰인 만큼, 드라마화 될 줄 몰랐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실제 드라마로 표현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많았다.

원작 웹툰을 그린 조석 작가는 “내가 그렸지만 ‘마음의 소리’가 드라마화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어려운 작업이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PD님이 알아서 하시겠지 싶어 큰 생각 안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 PD는 “처음엔 10년 동안 1000회가 연재됐으니 소재가 많아서 쉽겠다고 생각했다”며 “첫 회부터 다시 쭉 봤는데 실수했다고 생각했다. 공감할 수 있는 소재에 특유의 개그 코드를 살려서 만화를 그리는 조석과 그의 가족을 현실감 있게 그리려고 하니까 쉽게 풀렸다”고 말했다.

또 조석의 형 조준 역을 맡은 김대명은 “원래 웹툰 ‘마음의 소리’를 좋아했지만, 대본을 받을 때까지 그 웹툰이 원작일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웹툰 원작 드라마에 출연했던 전력이 있어서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첫 날부터 내가 교만했다고 느꼈다. 모든 걸 내려놓고 내가 집에서 하는 모습 그대로를 연기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조석의 엄마 권정권 역을 맡은 김미경은 “집에 ‘마음의 소리’ 전권이 있을 정도로 팬이었다”며 “웹툰의 독특함이 내 감각과 잘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오히려 너무 원작을 잘 알아서 힘들고 어려웠다”며 “어떻게 표현해야 이 심리를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했다. 행복하게 찍었지만, 촬영이 끝난 이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고백했다.

‘마음의 소리’는 웹드라마 형식으로 제작됐지만, 곧 TV에서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20개의 전체 에피소드 중 10개 에피소드가 온라인에서 4주 동안 먼저 공개된다. 비공개 분량을 합친 전체 분량이 다음달 KBS2 채널에서 편성될 예정이다.

하 PD는 “네이버에서 먼저 공개되는 온라인 버전은 화제성과 캐릭터 위주로 에피소드를 구성했다”며 “TV에서는 스케일이 더 커진다. 캐릭터들이 모였을 때의 시너지나 배우들이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들이 TV 버전에서 추가된다. 스토리가 있는 버전으로 방송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KBS 웹드라마 ‘마음의 소리’는 학창시절부터 까이고 또 까이면서도 꿈을 놓지 않은 만화가 지망생 조석(이광수)이 상식을 뛰어넘는 엉뚱한 가족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다. 온라인 버전은 오는 7일부터 4주간 매주 월요일 네이버 TV캐스트에서 공개된다. 방송 버전은 다음달 KBS2에서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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