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사람들은 화장실 사용 후 손을 닦고, 입던 옷은 세탁해서 입고, 쓰던 텀블러는 세척해서 다시 쓴다. 하지만 매일 몸에 소지하고 다니는 휴대전화는 어떨까? 별도의 특별한 관리 없이 그대로 갖고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휴대전화의 오염도는 육안으로 볼 때 겉으로 티가 나지 않기 때문에 세균이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평상시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다니고 통화할 땐 얼굴에도 밀착해 사용하는 만큼, 청결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미생물학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항상 가까이에 두고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매일 수시로 닦아주는 등 청소를 해야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에서 나온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하루 평군 150회 정도 휴대전화를 터치하는데, 51개의 표본 휴대전화에서 무려 7000가지 종류의 세균이 발견되기도 했다. 물론 이중에는 무해한 세균도 있으나, 유해한 세균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 조안나 배런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휴대전화에는 제곱 인치당 약 2만5000마리의 세균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발 밑창과 문 손잡이, 화장실 변기의 좌석보다 높은 수치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세균들이 휴대전화 속에 살고 있는 걸까? 한 방송 매체에 출연한 모 교수는 휴대전화에 ‘황색포도상구균’이 많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황색포도상구균은 60도에서 조리해도 죽지 않고, 독소는 30분 동안 끓여도 버티는 강한 균이라며 ‘죽음을 부르는 세균’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이와 관련해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황색포도상구균은 피부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몸속에 들어가면 식중독 등 위장 장애를, 혈액 속에 들어가면 심장질환도 유발할 수 있다”며 “여러 가지 형태의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독성이 강한 세균”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교수는 “하지만 휴대전화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질환 여부는 사람마다 상대적으로 다르다. 특히 피부는 상처가 있거나 위생적이지 않은 상태일 때,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이거나, 성인이더라도 몸의 면역기능이 떨어진 상태라면 감염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 미생물학자 로라 보워터 박사는 휴대전화에서 장내구균과 슈도모나스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임 교수는 “황색포도상구균처럼 해당 균들도 피부 염증이나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주로 소화기 노출로 인해서 몸으로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질환은 황색포도상구균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세균들은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화장실이나 집안 곳곳에서도 충분히 접할 수 있는 세균이다. 하지만 평상시에 우리 몸은 휴대전화와 가장 많이 접촉을 하며, 또한 휴대전화는 세균이 서식하기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로라 보워터 박사는 “휴대전화는 뜨겁게 되기 때문에 세균이 증식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따라서 휴대전화를 향균 제품으로 자주 소독해주는 등 관리가 요구된다. 임 교수는 “세균들이 휴대전화에 많은 것이지 휴대전화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평상시에 손을 자주 씻고, 외출 후에는 정기적으로 세면하는 등의 노력이 감염을 예방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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