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안민석 의원이 쓴 이니셜 기사? 연예계에 불어온 최순실 회오리

[친절한 쿡기자] 안민석 의원이 쓴 이니셜 기사? 연예계에 불어온 최순실 회오리

기사승인 2016-11-07 12:39:01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연예계에 최순실 회오리가 일었습니다. 대한민국 전체를 공황상태로 몰아넣은 정권 비선실세 최순실 사건 여파가 연예계에도 미친 것이죠. 발단은 최순실 정보통으로 알려진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발언입니다.

안 의원은 지난 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최순실의 언니인 최순득과 그녀의 딸 장시호가 연예계 사업을 장악하려 했던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된다”고 폭로했습니다. 이어 “10년 전 최순득 씨의 언니인 최순득 씨가 유명 연예인 축구단인 회오리 축구단에 다니면서 밥을 사주고, 연예계 인맥을 형성했다”고 설명했죠.

이에 관해 안민석 의원은 구체적인 정황도 덧붙였습니다. 안 의원은 “최순득과 장시호가 애들도 다 아는 그 분이 대표로 있는 대형기획사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그 기획사를 키워주고 있다”고 말했죠.

이뿐 만이 아닙니다. 안 의원은 “두 사람과 친분이 두터운 유명 가수가 지난 몇 년간 국제 행사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노래를 불렀다”고 말했습니다. 그 정도 수준의 가수는 여러 명이 있는데 유독 그 가수만 국가행사에 초대돼 무대를 꾸몄고 이에 최순실의 힘이 작용했다 것이 안 의원의 주장입니다.

특정 기획사와 가수가 부당한 특혜를 받았다는 안 의원의 발언은 곧바로 기사화됐습니다. 회오리 축구단은 종일 대형 포털 사이트 실시간 1위에 오르며 반갑지 않은 화제의 중심이 됐죠. 누리꾼은 회오리 축구단의 단원이거나 단원이었던 연예인 위주로 안 의원이 폭로한 대형기획사와 가수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가수 싸이, 이승철 등이 용의선상에 오르듯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안 의원의 발언이 있었던 당일 “최순실 및 최순득·장시호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분명한 선긋기에 나섰습니다.

YG는 최순실 관련 소문에 관해 공식입장을 표명했죠. 이 공식입장에서 YG는 “YG에 장시호가 입사한 적이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싸이와 장시호의 관계를 부인하는 한편, 싸이가 회오리 축구단에 소속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항간에 떠도는 근거 없는 루머에 대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덧붙였습니다.

이승철 측 또한 오후 늦은 시간 장문의 공식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이승철의 소속사는 이승철이 국제행사에 참여한 것은 정당한 과정을 거친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참여 과정에서 오갔던 문서 등을 공개하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죠.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없고 터무니없는 주장과 루머가 도는지 분노를 넘어서 아연실색할 따름이다”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회오리 축구단 소속이었던 가수 김흥국은 자신이 진행하는 SBS 라디오 ‘김흥국 봉대만의 털어야 산다’에서 “최순득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회오리 축구단에서 최순득을 만난 인연으로 최 씨의 가족 경조사 사회를 본 경험이 있는 조영구도 인터뷰를 통해 “최순득 씨가 12년 전 회오리 축구단 회식에 참석한 적이 있지만, 그 뿐이었다”며 “이번 사건에 연관이 있는 것도 아닌데 거론돼 황당하다”고 연관설을 부인했습니다.

안 의원은 방송에서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자의 실명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방송 후에도 “해당 연예인을 밝히는 것은 정의로운 기자들의 몫”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함구했죠. 문화계 전반에 최순실의 부당한 힘이 작용했다는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대중문화와 연예계도 마찬가지죠. 부당한 권력에 특혜를 받았다면, 응당 그 사실을 밝혀내고 법적인 처벌을 받아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실명 거론이 없는 이러한 발언은 마치 흥미를 위해 소비되는 이니셜 기사와 닮아 보입니다. 대중의 이목을 단기간에 집중시킬 수는 있지만, 억울하게 지목된 당사자는 속이 탈 뿐이죠. 최순실 사건은 몹시 중대하고 민감한 사항입니다. 의혹을 제기할만한 근거와 정황이 분명하다면, 다른 분야처럼 이름을 거론하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요.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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