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영화 '스플릿' 주연 유지태 "오랜만에 흥행 성공하지 않을까요"

[쿠키인터뷰] 영화 '스플릿' 주연 유지태 "오랜만에 흥행 성공하지 않을까요"

기사승인 2016-11-11 20:15:57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유지태는 연기를 매우 잘하는 배우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를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tvN '굿 와이프’ 출연을 기점으로 KBS2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까지, 유지태는 대중에게 조금 더 가까운 존재가 됐다.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유지태는 영화 ‘스플릿’(감독 최국희)을 통해 관객 곁으로 한 발짝 더 다가왔다.

최근 서울 팔판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지태는 ‘스플릿’에 관해 “호쾌한 영화”라고 말문을 열었다. “오랜만에 (내 영화가)흥행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이는 그의 얼굴에서는 진중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스플릿’은 호쾌한 영화에요. 오랜만에 흥행 하겠다고 생각했죠. 영화 자체가 재미있어요. 제가 ‘주유소 습격사건’ 이후 처음으로 출연한 오락 영화에요. 좋은 작품을 만났다고 생각해요.”

유지태가 ‘스플릿’에서 연기한 철종은 그가 그간 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캐릭터다. 철종은 과거 전설적인 프로볼링 선수였지만, 불의의 사고를 겪은 후 다리를 절게 되고 도박 볼링판을 전전하는 인물. 반듯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슈트가 어울리는 역할을 주로 해온 유지태는 낡은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는 철종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작품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 목표고, 철종을 연기할 때도 마찬가지였죠. 저는 캐릭터를 분석하고 연기 연습을 하는 것을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철종이라는 역할을 만났을 때도 큰 부담감은 없었어요. 시나리오의 철종은 무겁고 어두운 사람이었지만, 저는 철종을 무겁게만 연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촬영 초반에는 스태프 사이에서 제 연기에 관해 의문도 있었지만, 중반부에 들어섰을 때 ‘이런 표현이 정말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연기를 주고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유지태에게 영화 속 영훈(이다윗)은 쉽지 않은 상대였다. 자폐 성향을 가진 영훈을 상대할 때면 무엇인가를 던져서 영훈의 반응을 이끌어 내야 했기 때문이다.

“영훈은 자신만의 세계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제가 그 세계를 깨야 했어요. 시시껄렁한 농담도 하고 애드리브도 던졌죠. 제가 넉살이 좋거나 재치가 있는 성격은 아닌데, 열심히 노력했어요.”

유지태는 연출 경험이 있지만, 현장에서 다른 배우나 스태프들에게 섣불리 조언하지 않는다. 그는 “현장에서의 조언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영화는 결국 여러 배우와 스태프가 섞이며 앙상블을 만들어내는 과정이고, 누군가 경험을 핑계로 관습을 얽맬 때 앙상블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저는 현장에서 절대 조언을 하지 않아요. 영화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화로움이죠. 누군가 얽맬 때는 앙상블이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함께 일하는 사람이 가진 것이 무엇인지 잘 판단하고 조력해주고 그 사람이 편하게 연기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시너지가 생기죠. 의도치 않은 좋은 그림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해요.”

그의 배려와 믿음은 비단 배우에게만 향해 있지 않다. 유지태는 “최국희 감독이 정말 스태프 구성을 잘했다”며 ‘스플릿’의 스태프를 극찬했다. 촬영감독과 현장편집기사 등 스태프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구체적인 칭찬을 이어가던 유지태는 “스태프의 재능은 정말 중요하다, 결국 그런 것들이 영화에 다 녹아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훌륭한 스태프들 사이에서 매 장면을 열심히 찍으려고 노력했다는 유지태에게 이번 영화에서 가장 신경 써서 촬영한 장면을 물었다. 그는 영훈과의 재회를 위해 고민하는 길거리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놨다. 빠르게 찍는 가운데에서도 애틋한 감정을 잘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이어 현장에서 끝까지 갔던 마지막 액션도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유지태가 ‘스플릿’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 하나다. 오락영화, 상업영화인 만큼 관객이 스트레스를 풀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모두 이 영화를 한 번 더 보셨으면 좋겠다”는 장난스럽고도 진심 어린 답변도 덧붙였다.

“제 인생에도 스플릿은 있었죠. 정말 오래 준비해서 찍은 영화가 잘 안 됐고, 다음 작품을 썼지만, 촬영에 들어가지 못했어요.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살다 보면 핀을 남기고 남은 핀을 처리하지 못할 때가 있어요. 살면서 중요한 것은 스플릿 같은 난관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남은 핀을 처리하는가, 그 태도가 아닐까요.”

inout@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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