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가 만난 명의] 인하대병원 신우영 교수 “간이식술 기증자 부족해결 위해선 인식개선이 급선무”

[쿠키가 만난 명의] 인하대병원 신우영 교수 “간이식술 기증자 부족해결 위해선 인식개선이 급선무”

기사승인 2016-11-18 17:03:34

[쿠키뉴스=박예슬 기자] 간이식은 보통 40대가 넘는 중년층이 많이 하는 수술로 알려져 있지만, 간혹 예외인 경우도 있다. 20대 후반의 중국 교포인 L씨는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안산 공단에서 일을 하며 지내던 L씨는 B형간염 보균으로 인한 말기 간질환 진단을 받았다.

황달이 오고 복수가 차고, 혈액응고장애도 동반된 데다 혈관도 많이 늘어난 상태였다. 간이식이 필요한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식에 필요한 간을 찾던 중, L씨의 어머니가 간을 기증을 하겠다고 나섰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현재 L씨와 어머니 둘 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L씨의 간이식 수술을 맡았던 신우영 인하대병원 외과 교수는 당시의 상황을 되새기며 매우 특이한 사례였다고 말했다. 보통 B형간염은 어머니로부터 수직감염이 되는, 즉 모태감염이 많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어머니가 기증하러 오셨을 때 ‘안 될 텐데’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검사를 해봤더니 다행히 어머니는 감염자가 아니셨다. 수술 후 두 분 다 회복도 잘됐고, L씨는 그 이후에 결혼도 하고 현재까지 B형간염도 잘 조절되고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간이식을 진행하는 경우 중 우리나라 성인 기준으로 가장 흔한 것이 바로 이 B형간염이다. 이로 인한 간경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간의 기능이 몸에서 요구하는 만큼 따라가질 못하게 되고, 점점 더 상태가 나빠지게 되기 때문에 이식을 하게 된다. 또한 최근에는 간암의 초기치료의 방법으로 간이식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신우영 교수는 말했다.

신 교수는 “불과 2010년 전만해도 이런 경우에 이식하면 과하게 치료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 외에도 대사성 질환이나 담도폐쇄증, C형간염, 알코올성 등 말기 간질환이 온 경우 간이식을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간이식이 필요한 환자에 비해 간 기증자가 적은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간 대기자는 올해만 1300명 정도인데 비해, 작년 기준 뇌사자 발생건수는 500명 정도이다. 게다가 뇌사자 간을 무조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이 마저도 한계가 있다.

신우영 교수는 “생체간이식은 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생긴 수술이다. 살아있는 멀쩡한 간을 누군가 기증해야 하는 것인데, 쉽지가 않다. 보통 우리나라는 누군가가 죽으면 가슴으로 묻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뇌사간이식의 경우 물론 기증하겠다고 서약하는 분들도 꽤 있긴 하지만, 실제로 막상 기증해야 할 때 보호자들의 반대로 안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인하대병원은 지난해 11월부터 간을 비롯한 신장, 각막, 골수 등 6개의 각 이식팀을 연계 지원하는 통합장기이식센터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특히 통합장기이식센터에서는 장기이식위원회와 뇌사판정위원회를 두고 뇌사기증자와 장기이식대기환자 간의 효율적인 연결이 가능토록 지원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뇌사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장기기증본부와 함께 전문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장기이식 전문 코디네이터가 병원 내 상주해, 효과적이고 원활한 장기이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인하대병원 통합장기이식센터에서는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신우영 교수는 “인식 개선과 관련해 활성화 방안을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특히 유명한 사람들이 기증을 하고 나면 뇌사기증이 갑자기 확 늘어나곤 하는데, 그래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브로셔를 병원 내에 비치해두거나, 모니터를 설치해 관련 영상을 상영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병원에 오시는 환자분들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줌으로써 기증이 조금이라도 늘어날 수 있게끔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이 외에도 우리 장기이식센터에서는 기증원과 함께 환자분들이 궁금해 하는 세세한 것까지 알려주고 관리해줄 수 있는 레퍼런스를 갖추고 있다”며, 따라서 보다 더 체계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yes228@kukinews.com

박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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