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금비’ 어른의 마음 움직이는 드라마… 흔들리지 않고 제 길 걸을까

‘오 마이 금비’ 어른의 마음 움직이는 드라마… 흔들리지 않고 제 길 걸을까

기사승인 2016-11-29 14:08:49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전작 KBS2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이 그랬다. 드라마 시작 전 시청자들 사이에선 단순한 불륜극 아니냐는 말이 많았다. 하지만 드라마가 방송을 시작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드라마는 불륜의 자극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시청자를 차근차근 설득했다. 어느 순간 ‘공항 가는 길’ 앞엔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현재 4회까지 방송된 ‘오 마이 금비’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방송 전에는 진부한 신파극아니냐는 반응이 많았다. 열 살에 불과한 어린 여자주인공이 사기꾼 아빠와 지내며 아동 치매를 겪는다는 설정 때문이다. 하지만 첫 방송 이후 따뜻한 내용에 대한 호평과 함께 금비를 살려달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4회에서 주인공 금비(허정은)가 자신의 병을 알고 있다는 내용이 방송되며 속도감을 더하기도 했다.

29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종로 한 식당에서 열린 KBS2 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 기자간담회에서 정성효 KBS 드라마 센터장은 배우 이민호, 전지현을 앞세운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이 높은 시청률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정 센터장은 “흔히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라고 하는데 의식하지 않는다”라며 다른 노선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좋은 작품, 착한 작품을 만드는 데 매진하고 있다. 요즘 사회 분위기도 좋지 않은 만큼 ‘오 마이 금비’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며 다가가고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오 마이 금비’에 금비 역할을 맡고 있는 배우 허정은은 단순히 어른들의 이야기에 소모되는 아역이 아니다. 드라마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며 극의 전개를 이끄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기자간담회 내내 그녀를 둘러싼 이야기가 많이 등장했다. 현장에서는 나이를 고려해 낮잠 시간을 보장해준다거나 그녀에게 촬영이 몰리지 않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담배를 피우는 스태프들에게 접근 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배우 오지오는 허정은에 대해 “어린만큼 기존 여배우들과 많이 다르다”며 “가끔 같이 연기하다보면 성인 연기자 같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만큼 감정이 풍부한 친구다”라고 칭찬했다. 

김영조 PD도 “연기 잘하는 아역 배우는 많지만 분위기가 좋은 배우는 많지 않다”며 “허정은은 가만히 있어도 어떤 사람인지 전달된다. 허정은이 오디션장에 들어온 순간 확신이 들었는데, 그 느낌이 맞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지호는 연기하며 “가끔 부끄럽다”고 말했다. 바른 말을 똑부러지게 하는 허정은의 연기를 보며 찔렸을 시청자도 많을 것이다. 제작진이 의도한대로 ‘오 마이 금비’는 어린 아이의 시선이 어른들을 변화시키는 드라마가 되어가고 있다.

김 PD는 “앞으로 금비가 큰 병을 갖고 있음에도 투쟁하며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질 것 같다”며 “‘오 마이 금비’는 어른들이 움직이는 이야기다. 이 드라마를 통해서 대한민국이 1㎝라도 좋은 쪽으로 움직였으면 하는 의도로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동시간대 경쟁작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 PD는 “드라마를 처음 맡았을 때 정말 SBS에서 ‘푸른 바다의 전설’을 할 줄 몰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어 “하지만 알았어도 연출을 맡았을 것”이라며 “좋은 드라마이고 KBS스러운 작품이기 때문이다. 진짜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 시청률이 낮아서 가슴 아팠지만, 처음의 마음을 놓치지 않고 만들다보면 시청자들이 사랑해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오 마이 금비’는 아동 치매에 걸린 딸과 그 딸을 보살피는 평범한 아빠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오 마이 금비’ 5회는 오는 30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