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에서 암줄기세포에 공급되는 에너지를 차단해 암을 치료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강석구 교수와 위장관외과 정재호 교수,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김필남 교수 연구팀은 당뇨치료에 사용되는 바이구아나이드계열 약물(메포민)과 당대사 억제물질인 2-디옥시글루코스(2DG) 병용요법이 교모세포종 내 암줄기세포의 성장을 억제해 치료효능을 높인다고 29일 밝혔다.
교모세포종은 가장 흔한 일차성 뇌종양으로 평균 생존기간이 14.6개월 정도로 보고 되고 있는 대표적 난치암이다. 성장속도가 빨라 뇌압상승으로 인한 두통과 뇌의 이상 자극으로 인한 경련 및 기억소실, 성격변화 등을 일으킨다. 또 안면마비와 언어장애, 인지기능 저하 같은 증상도 동반한다. 현재 표준 치료는 수술로 종양을 제거 후 방사선치료와 항암요법을 함께 시행하는 것이다.
교모세포종의 수술과 암줄기세포의 분자적 기전을 연구해 온 강석구 교수와 암세포의 에너지대사를 연구해온 정재호 교수는 교모세포종의 암줄기세포가 자라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차단해 항암효과를 높이는 치료법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팀은 메포민과 2DG를 함께 투여한 세포 실험에서 종양세포가 사용하는 에너지(ATP)가 72%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3차원 배양 플랫폼에서 세포의 성장 거리를 통한 침윤정도를 비교했을 때 병용요법을 시행한 결과 85% 수준으로 감소했다. 동물실험에서는 메포민과 2DG를 병용투여한 결과 생존 기간이 83일로 투여하지 않았을 때(48일)보다 늘어났다.
연구팀은 여기에 새로운 형태의 바이구아니드계열 약물(HL156A)을 기존의 항암제(TMZ)와 병용 투여한 결과 교모세포종 암줄기세포의 생물학적 변화와 동물실험에서 생존율 증가를 확인했다.
연구결과 두 약물을 병용투여했을 때 교모세포종의 암줄기세포에 이용되는 ATP가 70% 감소한 것이 확인됐다. 암줄기세포의 증식능력을 확인하는 실험에서도 줄기능(stemness)이 97% 줄어들었다. 암줄기세포에서 사용하는 산소소비비율(Oxygen consumtion rate, OCN)도 8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3차원 배양 플랫폼 실험에서 침윤 정도는 67% 감소했다. 교모세포종 암줄기세포를 뇌에 이식한 동물실험에서는 생존기간이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은 47일에서 106일로 늘어났다.
강석구 교수는 “융합연구를 통해 대표적 난치암인 교모세포종의 치료 효과를 증명했다”며, “새로운 형태의 바이구아니드 계열 약물과 항암제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시험 근거를 마련하게 되면서 교모세포종 치료의 새로운 치료 방향성을 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신경종양학회지 뉴로온콜로지(Neuro-Oncology)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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