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위대하게’ 이경규 없는 몰래카메라, 그럼에도 자신 있는 이유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경규 없는 몰래카메라, 그럼에도 자신 있는 이유

기사승인 2016-11-30 12:51:4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MBC 예능이 ‘몰래카메라’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몰래카메라는 이미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만큼 자주 활용되고 있지만, 사실 몰래카메라는 MBC ‘일밤’의 역사와 함께 해온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다. MBC 예능국은 ‘진짜사나이’가 떠난 빈자리를 몰래카메라 콘셉트의 새 프로그램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메우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이경규의 자리는 없다. 대신 새로운 다섯 명의 MC 윤종신, 이수근, 김희철, 이국주, 존박이 이경규의 역할을 분담한다. 과거 몰래카메라의 성공 여부에 집중했던 것에서 벗어나 과정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점도 다르다. 또 의뢰인에게 몰래카메라 의뢰를 받는 설정을 도입해 관찰 예능처럼 게스트의 숨겨진 면을 더 부각시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30일 오전 10시 서울 성암로 상암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은밀하게 위대하게’ 제작발표회에서 안수영 PD는 “이경규와 함께 ‘돌아온 몰래카메라’를 연출했던 것이 벌써 9년 전”이라며 “자극적인 소재인 건 맞지만, 몰래카메라는 풀어내는 방식에 따라 불쾌할 수도, 진지할 수도, 유쾌할 수도 있다는 걸 느꼈다. 언젠가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경규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안 PD는 “초반에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이경규와 의논하기도 했다”며 “얘기해본 결과 이경규도 부담을 느낀 것 같았다. 이번에 ‘일밤’에서 몰래카메라를 다시 하게 되면 세 번째다. '또 옛날 소재를 가져온다'는 얘기를 듣지 않을까 싶어 고사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얘기가 있다”며 “몰래카메라의 노하우는 살리면서 과거와 다른 몰래카메라를 선보이려면 새 멤버와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부담스러운 건 MC 중 맏형인 윤종신도 마찬가지다. 이날 윤종신은 “MBC 주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건 처음”이라며 “몰래카메라는 이경규가 이룬 업적 중 하나라 부담스러웠다. 더 잘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막상 부딪혀보니 좀 달랐다”며 “누군가를 속인다는 대전제는 이전과 똑같지만, 매회 속이는 방법이나 패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섯 명의 멤버를 믿고 시작했는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윤종신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대해 “관찰 예능에 가까운 것 같다”는 말을 꺼내기도 했다. 몰래카메라의 성공 여부를 떠나, 게스트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는 얘기다. 

윤종신은 “예전 몰래카메라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 큰 이벤트 같았다”며 “하지만 우리는 정서적인 면이  많다. 게스트의 표정 변화나 말투를 보면서 '저런 면이 있었나' 싶은 순간이 많았다. 한 출연자의 전혀 몰랐던 면을 발견해 감동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윤종신은 기존 몰래카메라와 다른 새로운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종신은 “오늘 제작발표회에서 '몰래카메라'라는 단어가 너무 많이 등장했다”며 “우리 프로그램의 제목은 ‘은밀하게 위대하게’다. 시청자들이 자주 말하는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진짜 사나이’ 후속으로 방송되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다음달 4일 오후 6시45분 첫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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