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위증’ 가만히 있지 않는 고등학생들의 교내 재판… 현 시국 닮은 장르 드라마

‘솔로몬의 위증’ 가만히 있지 않는 고등학생들의 교내 재판… 현 시국 닮은 장르 드라마

기사승인 2016-12-06 16:59:40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JTBC가 또 한 번 색깔 있는 드라마를 꺼내들었다. 지난여름 대학생들의 이야기로 화제를 모았던 JTBC ‘청춘시대’에 이어, 이번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JTBC 새 금토드라마 ‘솔로몬의 위증’이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학교에서 벌어지는 모의재판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그릴 예정이다.

6일 오후 2시 서울 상암산로 JTBC 사옥에서 열린 '솔로몬의 위증' 제작발표회에서 강일수 PD는 “2년 6개월 전부터 드라마를 기획하기 시작했다”며 “다양한 드라마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날 강 PD가 처음 기획에 들어갔다고 언급한 시기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4월 이후다. 교내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가만히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고등학생의 이야기라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세월호 참사가 떠오른다.

이에 대해 강 PD는 “세월호 참사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과 비슷한 얘기가 원작에도 나온다”고 답했다. 이어 “하지만 이 이야기는 교내재판이라는 독특한 형식을 통해 법률적 지식이 많지 않은 아이들이 무모한 길을 간다는 데 포인트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솔로몬의 위증’은 ‘모방범’, ‘화차’로 국내에 잘 알려진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이 원작이다. 15년 동안 구상하고 9년 동안 연재한 대작이다. 강 PD는 “원작은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나 주목받는 아이들이 아닌, 상처받는 아이들이나 학교 폭력의 희생자, 학교를 다니기 힘든 아이들에게 주목하고 있었다”며 “아이들에게 어떤 상처가 있고 얼마나 아파하는지 보여주는 원작자의 따뜻한 시선이 좋았다”고 드라마화를 결심한 배경을 전했다.

2002년부터 ‘소설 신초’에 연재되기 시작한 미야베 미유키의 원작 소설의 배경은 1990년대 일본이다. 드라마가 방송되는 2016년 대한민국과는 시대도 공간도 다르다. 강 PD는 원작에서 학생들이 공중전화로 소통한다는 점을 예로 들며 시공간적인 배경의 차이가 크다는 얘기를 꺼냈다. 또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좀더 가볍게 각색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소통 방식과 교육현실의 변화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최순실 게이트에 휩싸여 시시각각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제작진이 촬영을 시작한 한 달 반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났다. 학생들도 매주 광화문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에 강 PD는 “촬영이 시작된 한 달 반 동안 시국이 너무 많이 변했다”며 “드라마를 기획할 때까지만 해도 학생들이 직접 교내 재판을 벌이며 문제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설득력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실제로 학생들이 광장으로 나가고 있다. 원작자가 하려고 했던 이야기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솔로몬의 위증'에는 나이가 어린 신인 배우들이 대부분이다.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던 배우 김현수는 교내재판에서 검사로 활약하는 여주인공 고서연 역을 맡았다. 교내재판에서 변호인 한지훈 역을 맡은 배우 장동윤은 편의점 강도를 잡아 언론에 알려진 것을 계기로 연기의 길에 들어선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강 PD는 “한지훈은 원작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며 “여리고 선한 눈빛을 가진 아이가 어마어마한 일을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하는 역할”이라고 캐스팅한 이유를 설명했다.

젊은 배우들을 이끄는 것은 조재현의 몫이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비중이 높았던 것에 비해 ‘솔로몬의 위증’에서는 조재현의 출연 분량이 많지 않은 편이다. 제작진에서 특별출연으로 등장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얘기도 꺼냈지만, 조재현은 이를 거부했다. 자신보다 드라마가 더 특별해서 출연을 결심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조재현은 “보통 배우는 작품을 선택할 때 자신의 캐릭터나 드라마의 재미를 보는데, 이번에는 드라마의 이야기에 설득 당했다”며 “출연을 결심했다기보다 이야기에 같이 참여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경험은 나도 처음”이라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이어 “기존에도 기성세대를 대변하는 캐릭터들은 많았다”며 “하지만 젊은 세대를 인정하고 변화하면서 동조하는 기성세대 캐릭터는 없었다. 드라마를 넘어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마스에 벌어진 동급생의 추락사에 얽힌 진실을 찾기 위해 나선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솔로몬의 위증'은 JTBC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후속으로 오는 9일 오후 8시30분 첫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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