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여러 가지 일이 있고 난 후 나온 개인 앨범이라 더욱 애틋한 감이 있다”
8일 서울 양화로 신한카드 판스퀘어 라이브홀에서 열린 앨범 ‘타인의 고통’ 발매 기념 공연에서 김윤아는 이처럼 말했다. 김윤아는 1년 전 목 근육 이상으로 발성에 문제가 생겨 뮤지컬 ‘레베카’에서 하차했다. 다행히 성대 이상은 아니었지만, 목의 근육과 골격이 흐트러져 전에 없던 쇳소리가 났다. 의학적으로 명확한 치료 방법도 없었다. 김윤아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이 침통한 상황이었다.
김윤아는 “당시에는 제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없을지 불분명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앨범을 준비하는 도중 제가 많이 의지했던 지인이 세상을 떠났다”고 덧붙였다. 김윤아는 여러 슬픔을 이번 앨범 ‘타인의 고통’에 담았다.
공연을 위해 무대에 오른 김윤아는 “이런저런 근심이 많은 시기에 신곡을 발표하고 홍보하는 것이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녀는 “하지만 이런 시기인 만큼 누군가에는 제 음악이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발성 장애라는 어려움이 찾아온 김윤아에게 위로가 된 것은 평범한 일상이었다. 김윤아는 “전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종료된 후, 일종의 번아웃 증후군이 생겼다”며 “10개월간 노래도 쓰지 않고 편한 마음으로 쉬었다. 가족 여행도 떠나고 친구들과 자주 만났다. 그런 시간들이 저에게 다시 무엇인가 쓸 용기와 힘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타인의 고통’이라는 앨범명은 타인의 일상과 공감에서 비롯됐다. 김윤아는 1년 전부터 앨범 타이틀로 ‘타인의 고통’을 생각했다. 김윤아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좋아하는 편이다”라며 “SNS를 통해, 팬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러다 보면 타인이 마치 나의 친구 같고 공감하는 부분도 생긴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연결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인생을 보니, 모두 고통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았다. 그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결국 모두 다 같은 고통 속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꿈’은 타인의 일상과 고통에 대한 김윤아의 위로가 담긴 노래. 많은 사람이 속으로 생각하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담아낸 곡이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구조의 곡으로 읊조리듯 시작해 폭발적인 클라이맥스에 이르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김윤아는 수록곡 ‘키리에’에 관한 입장도 밝혔다. ‘키리에’가 세월호 사건을 염두에 두고 만든 노래인가라는 질문에 김윤아는 “‘키리에’를 들었을 때 어떤 사건을 떠올렸다는 분들이 많은데, 듣는 분들이 떠올리는 그 자체가 정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공개된 후 많은 사람에게 궁금증을 준 수록곡 ‘은지’의 은지는 실존 인물. 김윤아는 “은지는 밝고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제가 굉장히 부러워했던 사람 중 하나다. 그리고 ‘은지’는 우리 여자들에 관한 노래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타인의 고통’은 결국 우리의 행복에 관한 앨범이다. 나의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 슬픔으로 위로를 만들어낸 셈이다.
김윤아는 “추구하는 방법이 다를 뿐, 모든 사람의 인생 목표는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사회가 흘러가는 방향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누군가 옆에서 힘든 일을 겪거나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데 ‘내 일이 아니야. 나는 즐거워’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저는 대범한 인간이 아니다. 조금 더 많은 분이 진정한 행복을 찾고, 저도 덩달아 그 안에서 정말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말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8일 솔로 앨범 ‘타인의 고통’을 공개한 김윤아는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양화로 판스퀘어 라이브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내년에는 데뷔 20주년을 맞는 자우림 활동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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