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를 이기는 철학 ‘제자백가’, EBS 다큐프라임 방영

난세를 이기는 철학 ‘제자백가’, EBS 다큐프라임 방영

기사승인 2017-01-02 18:27:29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대한민국에 발딛고 사는 국민이 절망 속에 빠져 있다. 국정 혼란, 사상 최대의 가계부채, 자살률 부동의 세계 1위, 절망과 자조의 ‘흙수저’론…. 오늘도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2017년에도 한국의 미래를 밝게 내다보는 이는 드물다. 마치 오늘의 우리 사회를 진단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난세의 철학’이다.

EBS ‘다큐프라임’은 사상 최초의 정통 철학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새해를 시작한다. EBS 다큐프라임 <절망을 이기는 철학: 제자백가>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난세로 꼽히는 중국 춘추전국시대(B.C. 770~B.C. 221년)에 등장한 사상가들을 조명해 고통스러운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2500년 전의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는 말 그대로 절망의 시대였다. 살육이 난무하던 혼란의 시대를 끝내고자 했던 공자, 묵자, 장자, 한비자의 해결책은 전혀 다르다. 훗날 세계 4대 성인의 반열에 오른 사상가 공자는 인간이 가진 공감능력에 주목한다. 땅에 떨어진 인간에 대한 믿음을 되살리기 위해 인간만이 가진 도덕적 능력을 회복하라고 주창한다. 묵자는 좀 더 과감하고 실천적이다. 행동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 묵자는 약한 자들을 도탄에 빠뜨린 권력에 온몸을 던져 맞선다. 장자에겐 이조차도 욕심이다. “쓸모없는 나무가 천수를 다하는 법”이라며 세상 만물을 인위적으로 구분 짓지 말고 내 마음속의 자유부터 찾으라고 권한다. 이상주의자들과는 달리 현실주의자는 인간의 들쭉날쭉한 덕성에 기대지 않는다. 한비자는 공평하고 치밀한 법과 시스템의 적용으로 혼란의 종식을 꿈꾼다.

네 사상가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인간을 분석하지만 난세를 바꾸는 출발점은 하나, 인간 존중의 회복임을 역설한다. 자살률 세계 1위, 가계부채 폭탄, 흙수저 논란, 국정 혼란 등 갈수록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언제 어떻게 행복해질 것인가. 다큐프라임 <절망을 이기는 철학: 제자백가>가 새해 벽두부터 화두를 던진다.

2일 방영되는 첫 회에서는 ‘다큐프라임 절망을 이기는 철학 제자백가 제1부 - 묵자, 정의 없는 세상에 분노할 때’라는 주제로 시작을 알린다. 이번 회차에서는 행동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약한 자들을 도탄에 빠뜨린 거대 권력에 온몸을 던져 맞선 묵자의 모습을 조명한다.

묵자는 실천하는 사상가이자 발명가다. 묵자는 제자백가의 하나인 묵가의 시조로 전국시대 초기에 활약한 사상가다. 철기 사용으로 생산력이 발전하자 농민, 수공업자, 상인 등은 그에 힘입어 신흥계급으로 성장하고 점차 종래의 지배계급이던 씨족 귀족보다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이 시기에 그는 신흥계급의 입장에 서서 씨족 귀족의 정치와 지배에 정면으로 대결하면서 자신의 사상을 전개했다.

주변국들을 침략하며 팽창하고 있던 초나라가 북쪽의 약소국 송나라를 침공하려 하자 혈혈단신으로 초나라를 찾아 초혜왕 앞에서 인류 최초의 ‘가상 전쟁’을 벌인다. 그의 상대는 중국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고도 불리는 기술자 공수반이었다. 공수반은 최신 공성 무기인 운제(雲梯)를 앞세워 공격했으나 묵자는 자신이 개발한 방어 전술을 동원해 승리를 거둔다. 초나라의 침략이 화를 부를 것임을 경고하여 송나라 백성들을 전쟁의 화마로부터 구해낸다. 전쟁을 막는 것보다 더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묵자가 제시한 사상은 차별 없는 사랑, 겸애(兼愛)다. 

승자독식의 냉혹한 세상 풍경과 위기 앞에 탁상공론으로 좌고우면하는 나약한 지도자의 난립 속에 묵자의 사상은 더욱 빛난다. 기록으로만 전하는 각종 공성무기들과 묵자의 신무기들을 고증해 재현한 고대 전투 장면은 한국 방송사상 유례가 없었던 핵심 감상 포인트다.  

이 외에도 지나친 경쟁과 낙오로 자존감이 없어진 세상을 위로하는 제4부 ‘장자, 불안을 견딜 수 없을 때’, 법에 대한 원칙 없이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판치는 세상을 경고하는 제5부 ‘한비자, 간교한 기득권에 맞설 때’의 이야기 모두 영락없는 현대사회의 축소판이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주희 프로듀서(PD)는 “그간 멀게만 느껴졌던 사상가들의 본질을 바로 알려 우리 사회의 위기 극복에 밀알이 되길 바란다”고 제작 소감을 밝혔다. 2017년 신년기획 EBS 다큐프라임 <절망을 이기는 철학: 제자백가>는 새해 1월 2일(월)부터 11일(수)까지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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