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대학지원사업… 첫 삽에 ‘중단 위기’ 초래

성급한 대학지원사업… 첫 삽에 ‘중단 위기’ 초래

기사승인 2017-01-05 22:56:54

평생교육단과대학사업 9곳 중 8곳 미달

“사업 취지 등 호응 얻지 못해”

프라임사업 대학 경쟁률도 4.53대 1로 마감… 기대 밑돌아

[쿠키뉴스=김성일 기자] 지난해 이화여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의 단초라 할 수 있는 평생교육단과대학의 첫 입학 경쟁률이 끝내 바닥을 쳤다. 성급하게 사업을 밀어붙이다가 적정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4일 마감된 2017학년도 각 대학 정시모집 원서접수 결과에 따르면, 평생교육단과대학사업에 뛰어든 대학 9곳은 총 1001명을 뽑는 모집 공고를 냈다.

지원자는 불과 485명, 전체 경쟁률은 0.48대 1로 마감됐다. 이는 역시 미달됐던 수시 모집 경쟁률(0.76대 1)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수시에서의 미달 인원을 이번 정시 모집을 통해 만회하려 한 해당 대학들의 한숨이 깊어졌다. 전체 64개 학과 중에서 미달을 기록한 학과는 40개에 달했다.

학교별로는 한밭대 0.58대 1, 제주대 0.57대 1, 대구대 0.52대 1, 명지대 0.45대 1, 서울과기대 0.35대 1, 동국대 0.31대 1, 부경대 0.29대 1, 인하대 0.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60대 1을 기록한 창원대만이 겨우 미달을 면했다.

아예 지원자가 없는 학과도 5곳이나 됐다. 특성화고 졸업자 대상 재직자 특별전형으로 모집하는 곳 중에서 대구대 도시농업학과와 서울과기대 문화예술비즈니스학과·영미문화콘텐츠학과, 부경대 수산식품냉동공학과·자동차응용공학과는 단 한 명의 선택도 받지 못했다.

평생단과대학사업의 문을 연 한 대학 관계자는 “평생교육단과대학사업의 경우 9개 대학이 연계해 공동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대학별 광고도 전개했지만 기대에 턱없이 모자란 결과가 나왔다”면서 “사업의 취지 등이 호응을 얻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학생 수가 감소하는 와중에 대학들이 구조조정을 지나치게 의식해 성급한 수요예측을 벌였다”며 “특히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전형이 실시되고 있음에도 성향이 비슷한 단과대 사업을 진행한 것이 문제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평생교육단과대학은 성인교육의 확대를 위해 올해 새로 시작한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으로 300억 원 규모의 국고가 투입돼 주목을 받았다.

특성화고 또는 마이스터고 졸업자, 일반고에서 직업교육훈련위탁과정을 1년 이상 이수 후 졸업한 사람 등을 위해 ‘선(先) 취업·후(後) 진학’ 시스템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프라임사업도 사업 첫해를 맞아 예상을 밑도는 정시 경쟁률을 낳았다.

프라임사업 지정 대학 21곳의 정시 평균 경쟁률은 4.53대 1에 그쳤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서울 소재 대학 15곳의 평균 경쟁률이 6.01대 1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당초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분석이다. 수시 경쟁률은 6.6대 1이었다.

대학별로 보면 건국대(14.46대 1)와 경운대(8.63대 1), 원광대(6.16대 1), 순천향대(5.46대 1), 이화여대(5.06대 1), 호남대(5.06대 1) 등 6개 대학만이 5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남겼다.

입시 업계에서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건국대의 경우 서울 소재 대학이라는 점과 함께 모집군이 다군에 속해 있어 지원자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프라임사업의 효과로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임 대표는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는 프라임사업에 따른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없으며, 향후 학과 특성 및 경쟁력, 졸업 후 취업 정도 등에 따라 사업의 성공과 실패가 확연히 구분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ivemic@kukinews.com

김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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