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성일 기자] 2017학년도 대학 입시에서는 수시모집 인원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이른바 학종시대가 절정에 다다랐다. 수시 정원 증가에 따른 정시 지원자 감소 등은 전반적인 경쟁률 하락세로 이어졌다. 2017학년도 대입 결과의 주요사항을 짚어보고 2018학년도 전망을 정리해본다.
◇ 수시, 모집인원 증가… 학생부종합전형 경쟁률 하락
정원이 많이 늘어난 수시 학생부종합 전형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경쟁률이 낮아졌다. 서강대 학생부종합(일반형)은 2016학년도 32.48:1에서 2017학년도 21.81:1로 대폭 하락했다. 서울대는 지역균형 전형이 3.47:1에서 3.22:1로 소폭 감소했고, 성균관대 글로벌인재 전형은 10.94:1에서 9.6:1로 내려갔다. 연세대도 학교활동우수자 전형이 11.54:1에서 9.65:1로 떨어졌으며, 한양대(서울)는 학생부종합 전형이 21.74:1에서 18.05:1로 하락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대부분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학생부종합 전형의 경쟁률이 하락한 것은 학교활동 내용 및 서류를 단기간에 준비하기가 어려웠던 것이 원인이 됐다”면서 “경쟁률이 높아진 경희대, 중앙대 등은 학생부종합 전형의 모집정원이 타 경쟁대학들에 비해 많거나 수능 최저의 부담이 적어 지원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주요대학 중에서도 2016학년도에 비해 경쟁률이 하락한 곳이 적지 않았다. 고려대(안암)는 48.06:1에서 47.2:1로, 서강대는 75.88:1에서 75.74:1로 소폭 낮아졌다. 연세대(서울)는 37.68:1에서 34.61:1로 떨어졌고 이화여대는 34.69:1에서 34.66:1로, 한국외대(서울)는 43.58:1에서 38.12:1로, 한양대는 72.98:1에서 71.05:1로 줄었다. 광운대, 건국대(서울), 동국대(서울), 아주대 등도 상황이 비슷하다.
반면 경희대(서울)는 2016학년도 69.68:1에서 74.67:1로, 중앙대(서울)는 54.12:1에서 59.7:1로 상승했으며, 성균관대도 49.63:1에서 51.07:1로 높아졌다. 이어 지난해 경쟁률이 비교적 낮았던 서울과기대, 숙명여대, 인하대 등의 경쟁률이 상승세를 보였다. 이처럼 논술전형은 전년도 경쟁률이 높았던 대학에서 경쟁률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낮은 대학은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논술 및 면접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의 경우 수능 전에 고사를 실시하는 대학보다 수능 후 치르는 대학의 경쟁률이 높았다. 수능 전 논술을 실시한 연세대 일반전형은 34.61:1, 서울시립대 논술전형 37.57:1, 건국대 KU논술우수자 전형 37.63:1로 수능 후 논술을 진행한 고려대 일반전형 47.2:1, 서강대 논술전형 75.74:1, 성균관대 논술우수자 전형 51.07:1, 중앙대 논술전형 59.7:1보다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험생들이 수능 점수를 확인한 뒤 대학별고사 응시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곳들로 몰린 셈이다.
◇ 정시, 상위권 전체 경쟁률 감소… 수능 변별력 확보해 적정 지원
2017학년도 정시 역시 서울대, 중앙대 등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상위권 대부분 대학에서 전체 경쟁률이 낮아졌다. 전년도에 비해 변별력이 확보된 수능의 영향으로 인해 최상위권에서 동점자 수가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도 연세대 중어중문·문헌정보, 고려대 교육학·중어중문, 서울대 산림과학부·식품영양·화학교육 등에는 원서 마감 직전 지원자들이 몰렸다. 여전히 학과보다는 대학을 보고 지원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경쟁률이 매년 전년도와 반대 흐름을 보이는 현상에 따른 막판 눈치작전도 이어졌다.
수능 최상위권의 변별력 확보로 인해 인문, 자연계 모두 여유 있는 지원이 가능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수능 500점대 이하의 수험생들은 상대적으로 지원 선택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특히 수도권에 지원하려고 하는 490점대 수험생들은 학과 선택에 고심을 거듭했다.
수능의 난이도가 높아 특정 1개 영역을 망친 수험생도 많았다. 이에 따라 수시에서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속출했는데, 이들은 정시에서도 목표 대학 지원이 여의치 않았다. 특정 1개 영역을 제외한 수능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이 몰리면서 해당 모집단위의 경쟁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의대 경쟁률의 경우 다소 하락 마감했다.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자신의 점수에 따라 적정 지원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의예가 3.48:1(전년도 3.8:1), 연세대 의예 4.14:1(4.48:1), 성균관대 의예 3.56:1(4.6:1) 등의 경쟁률을 보였다. 교대에서도 경쟁률 하락은 계속됐다. 서울교대 2.13:1(3.13:1), 광주교대 1.8:1(2.22:1), 대구교대 1.92:1(2.17:1), 청주교대 4.2:1(4.4:1)로 나타났다. 다만 모집인원이 전년대비 크게 감소한 춘천교대는 4.75:1(3.92:1)로 경쟁률이 다소 상승했다.
◇ 2018학년도 학생부 중요성 더 커져… 영어 절대평가로 영향력 감소
2018학년도 수시모집 규모는 2017학년도 69.9%보다 3.8%P 증가한 73.7%로 수시 실시 이후 가장 많은 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특히 학생부종합 전형은 2017학년도 20.3%에서 23.6%로 3.6%P로 증가하고, 학생부교과 전형도 0.3%P 늘어난다. 서울소재 대학들이 주로 실시하는 논술전형의 경우엔 2017학년도보다 0.5%P 감소한 3.7%를 뽑는다.
2018학년도 대학입시는 올해처럼 수시모집 중심으로 실시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으며 학생부의 중요성은 더욱 두드러지게 됐다. 내신성적 관리와 함께 교내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등 비교과 영역에 대한 준비도 이뤄져야 한다.
수능 영어영역의 절대평가 변경도 큰 전환점이다. 대부분의 대학은 정시에서 영어의 반영 비율을 25~35% 수준에서 10~20%로 축소하고 있다. 서울 주요대 기준 평균 약 27%에서 약 18%로 반영 비율을 낮추고 있다. 더불어 영어 영역의 등급별 반영점수도 대학마다 차이를 보인다. 서울대, 고려대 등은 수능 총점에서 영어성적 1등급 하락 시 감점을 하고 있고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은 등급별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이 소장은 “지원 전에 자신에게 유리한 반영이 이뤄지는 대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시모집에서 영어 반영 비율이 축소되는 만큼 인문계열은 국어와 수학이, 자연계열은 수학과 과학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수시에서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들의 경우 예년과 비슷한 2등급을 요구하고 있어 이 같은 등급을 받기 위한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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