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김종민 “연예대상, 시청자가 기뻐하지 않았다면 나도 원하지 않았을 것”

[쿠키인터뷰] 김종민 “연예대상, 시청자가 기뻐하지 않았다면 나도 원하지 않았을 것”

기사승인 2017-01-16 10:13:54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기쁜 일에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친구라는 말이 있다. ‘1박 2일’ 시청자는 김종민의 진정한 친구인 걸까. 최근 서울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종민은 “연예대상을 받은 후 보는 사람마다 축하 인사를 해준다”며 “많은 분이 ‘마치 내가 상을 탄 것 같다’는 말을 해줬다”고 활짝 웃어 보였다.

지난해 KBS 연예대상 수상자로 김종민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지금까지 연예대상의 주인공이 방송인이나 개그맨이었던 것을 떠올린다면 그의 수상은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김종민이 KBS의 간판 예능인 ‘1박 2일’ 원년멤버로서 지금까지 프로그램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곱씹어 본다면 수상자로서 자격은 충분하다. 하지만 그의 수상은 단순히 자격의 문제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수상자로 김종민이 호명됐을 때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뻐하고 축하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저보다 더 기뻐해 주는 사람이 주변에 정말 많아요. 대상을 받은 것 보다 그런 반응들이 더 뜻깊은 것 같아요. 이렇게까지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이유를 고민해 봤는데 정확한 답은 잘 모르겠어요. 확실 한 건 제가 잘해서 그런 거 같지는 않아요. 다만 시청자들은 저의 모든 굴곡을 지켜보셨죠. 인생에도 굴곡이 있잖아요.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대상을 받는 제 모습에 시청자들이 감동한 게 아닐까요.”

김종민은 이날 유독 굴곡과 슬럼프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긴 시간 동안 ‘1박 2일’을 지키며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던 것. 김종민은 대상을 받으며 그동안 방황하고 고민했던 과정들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어 안도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방송을 하며 ‘이 길이 정말 맞나?’라는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그런데 대상을 받고 나니 그렇게 고민했던 과정 자체가 다 맞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려웠던 시간에 대해 보상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에요.”

대상을 받은 만큼 앞으로 행보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이에 대해 김종민은 “지금까지 했던 것과 똑같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꾸준히 해서 최고점을 찍은 만큼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것이 김종민의 솔직한 겸손이자 속내다. KBS 연예대상을 받은 후 슬럼프가 찾아온다는 징크스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김종민은 “징크스가 찾아온 선배들이 다시 이겨내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다”고 말했다.

“많은 분이 기대를 하실 것 같지만, 제가 그 기대만큼 뭔가를 가진 사람은 아니에요. 새롭게 무엇인가 보여줘야겠다는 부담은 없어요. 저는 그냥 꾸준히 하고 싶어요. 잘하지 못하더라도 열심히 오래 했으면 좋겠고 그렇게 하도록 노력할 거예요.”

이날 김종민은 ‘1박2일’로 예능 버라이어티를 오래했으니 정장을 차려 입은 말끔한 모습으로 스튜디오 예능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어 “말로도 잘할 수 있는 2017년이 됐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실 말을 잘 못 해서 많은 사람과 함께 있으면 겁이 나요. 그런 것을 이겨내려고 노력 중이에요. 며칠 전에는 JTBC ‘말하는 대로’도 녹화했죠. 공연뿐만 아니라 강연 활동도 해보고 싶어요. 제 인생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다양한 길을 보여주고 싶어요.”

9년 동안 모든 것을 함께했고 끝내 김종민에게 대상을 안긴 ‘1박 2일’은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 질문에 “놀이터 같다”는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지만, 김종민의 설명을 듣고 나니 그가 왜 9년간 ‘1박 2일’과 함께했는지 알 수 있었다.

“‘1박 2일’은 놀이터 같아요. 그 안에서 정말 재미있게 놀다가 어느 날 크게 다친 거죠. 한 번 다쳐서 무섭기도 하지만, 그곳이 아니면 다시 그만큼 재미있게 놀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이제는 멤버들 모두 서로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해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죠. 다만 오래오래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어요. 대상은 시청자가 준 거고 그분들이 기뻐하지 않았으면 저도 원하지 않았을 상이니까요.”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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