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성일 기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필요에 의해 마련됐지만 제대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만든 사람도 쓰는 사람도 의미가 없다. 심각한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제작된 고용정책 프로그램 얘기다.
현재 청년고용정책 프로그램의 수는 241개에 달한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알고 활용하는 청년들의 숫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말 발표된 ‘2016 청년정책 인지 조사’ 결과, 청년고용정책 인지도는 48.3%에 그쳤다. 이조차도 전년 대비 꽤나 오른 수치다.
특히 해외취업지원 프로그램(32.5%)과 일학습병행제(31.2%), 내일배움카드제(35.9%), 국가기간·전략산업직종 훈련(23.4%) 등은 20~30%대에 머무르며 홀대를 받았다. 직접일자리 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취업성공패키지와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제의 인지도도 각각 54.1%, 48.4% 수준이다.
이처럼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청년들과의 접점을 찾지 못한 이유는 미흡한 홍보를 들 수도 있지만, 결국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나타난 한계로 볼 수 있다. 벌려 놓기에 급급해 본질을 놓쳤다는 지적은 개선 방향성을 정확히 짚어줬다.
프로그램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실제 주로 활용하는 정보들은 어떤 것인지, 취업 연계는 어느 선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등을 청년의 입장에서 면밀히 조사하고 파악해 실용성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더불어 편의를 위한 모바일 인프라 확장도 필수적이다.
인지도가 높은 프로그램도 막상 이용해보면 실망스러운 경우가 있다고 한다. 서울 사립대의 한 학생은 “구직 사이트 워크넷을 종종 찾는데, 나열식 배치로 인해 내가 필요한 것들을 정리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전했다.
청년이 참여해 그 얘기를 끌어안은 프로그램이라면 이 같은 아쉬움이 덜 했을 수 있다. 청년의 86%는 청년고용 지원정책이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용 프로그램 등을 이미 경험한 청년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반영한, 체감도를 높인 폭넓은 서비스가 취업문을 두드리는 청년들의 발길에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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