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인세현 기자] “노래로 보답하겠다”
31일 다섯 번째 미니앨범 ‘연서’를 공개한 가수 허각은 같은 날 개최된 앨범 발매 기념 음감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1년 2개월 만 음반을 발표하며 “무대가 그리웠다”는 심경을 밝힌 6년 차 가수 허각은 과연 무엇에 보답하기 위해 무대에 서고 노래를 부를까.
허각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한 편의 드라마를 쓰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오디션 출신 가수로만 기억되지 않는다. 허각은 오디션 이후 ‘헬로우’(HELLO) ‘사월의 눈’ 등 자신 만의 발라드를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았다. 대중이 그를 오디션 1등 출연자가 아닌 가수로 기억하는 이유다.
이날 허각은 긴장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데뷔 6년 만에 처음 준비한 음감회다”라고 말문을 열고 “종일 설레고 기대했다. 지금은 많이 떨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각이 긴장을 해소하는 방법은 노래를 부르는 것. 허각은 앨범 수록곡 ‘없었던 것처럼’을 열창하며 컴백의 문을 열었다.
‘연서’는 떠난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앨범으로 이별 후에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담아냈다. 타이틀곡 ‘혼자, 한잔’은 지난해 발표했던 ‘사월의 눈’으로 호흡을 맞춘 작곡가 지고릴라의 작품. 떠나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술 한 잔으로 표현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불후의 명곡’‘듀엣가요제’ 등 방송에 출연하며 공백기에도 꾸준히 노래를 불렀지만, 보다 많은 사람 앞에 설 수 있는 무대가 그리웠다. 이날 허각은 “데뷔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언제나’에 이어 ‘헬로우’가 너무 큰 사랑을 받으며 시작했다. ‘죽고 싶다는 말밖에’와 ‘모노드라마’가 나올 때는 전작보다 좋아야한다는 생각이 강해 잠을 잘 자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허각이 불안감을 이겨내고 음반 준비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곁에 있는 가족 덕분이었다. 허각은 “불안하고 안 좋은 마음이 클 때 불이 꺼진 거실에서 혼자 앉아서 마음을 다스렸다”며 “지금은 가족이 가장 큰 힘이다. 옆에서 다독여주는 부인과 두 아들을 보면서 노래를 발표할 날을 기다리면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노래도 녹음 후 제일 먼저 부인에게 들려줬다. 허각은 “아내가 좋은 말을 해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가족이 허각에게 위로가 되고 음악을 할 수 있게 돕는 존재라면, 허각의 노래를 듣고 박수를 보내는 팬들은 허각에게 보답을 해야 할 존재다. 허각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도 불안감이 이 저를 괴롭혔는데,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고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 ‘혼자, 한잔’은 ‘도깨비’ OST 일색인 차트에 1위로 진입하며 허각표 발라드의 저력을 자랑했다. 많은 이들이 허각의 노래를 그리워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허각은 “정말 감명 깊게 본 ‘도깨비’의 OST를 넘어섰다는 것이 정말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음원 발매에 앞서 ‘도깨비’의 승승장구가 두렵지는 않았을까. 이에 관해 허각은 “‘혼자, 한잔’이 요즘 같은 시기에 듣기 좋은 노래라는 생각에 앨범을 발매했다”며 “무엇보다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보편적인 허각의 발라드가 이토록 사랑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허각은 “노래를 배우거나 공부해본 적은 없다. 실력은 10~20% 정도고, 나머지는 감성적인 부분이 중요한 것 같다”고 자신의 노래를 설명했다. 이어 “그 노래의 주인공이 됐다고 최선을 다해 부르기 때문에 진심이 많은 분들에게 전달된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리웠다는 무대에서 타이틀곡 ‘혼자, 한잔’과 수록곡 ‘ 텔 미 와이’(Tell me why)를 부른 허각은 “제 목소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노래하고 싶다”며 “스피커와 마이크만 있다면 노래할 수 있다. 노래로 보답하겠다”는 말로 음감회를 마무리했다.
다섯 번째 미니앨범 ‘연서’를 발매한 허각은 음악방송에 출연해 타이틀곡 ‘혼자, 한잔’의 무대를 선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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