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음반 프로모션 시 온라인 음원 발매 시기는 무엇보다 중요한 결정 사항 중 하나입니다. 기획사와 아티스트는 언제가 가장 적절할지 고민해 음원 공개일을 선택합니다. 음악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그 완성도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 환경이 뒷받침 돼야하기 때문이겠죠. 최근 음원유통사가 실시간 음원차트 개편안을 내놓으며 노래를 공개하는 측의 고민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계절과 날짜 뿐 아니라 음원을 발표하는 시간까지 고민의 대상이 된 것입니다.
멜론, KT뮤직, 벅스 등 국내 주요 음원유통사는 오는 27일부터 음원차트 개편안을 실행합니다.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공개되는 음원은 실시간 차트에 반영되지만. 0시부터 오전11시까지 발매되는 음원은 당일 오후 1시부터 차트에 반영됩니다.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발표되는 음원은 익일 오후 1시부터 실시간 차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음원유통사가 이처럼 복잡한 시스템을 마련한 것은 음원차트 공정성 확립을 목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권고를 내렸기 때문입니다. 팬덤의 화력이 강한 가수가 0시에 음원을 발매하면 오전 차트에 영향을 미쳐 차트의 공정성을 저해한다는 판단이죠. 새로운 집계 방식은 0시 음원발매를 개선하기 위한 개편안인 셈입니다.
당장 27일 전후에 음원을 발표하는 가수들은 저마다 다른 발매 시간을 정했습니다. 알려진 공개 시간을 살펴보면 다양한 사항을 고려한 흔적이 보입니다. 바뀐 환경에서 어떤 시간이 가장 효과적일지 아직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0시 발매를 피한 가수들은 크게 정오와 오후 6시에 음원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는 28일 첫 정규앨범을 발매하는 태연은 정오에 음원을 발표합니다. 태연은 팬덤과 대중성을 모두 겸비한 가수로 평가 받죠. 전작의 음원 성적도 늘 상위권 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 가수의 정오 음원 발매가 차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 됩니다.
같은 날 컴백하는 그룹 구구단과 다음달 7일 음반을 발매하는 그룹 B.A.P도 정오에 신곡을 내놓습니다. 정오 발매는 일간차트 집계에 유리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일간차트 집계가 정오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다음달 6일 컴백을 확정한 그룹 비투비는 오후 6시 공개를 선택했습니다. 오후 6시는 하교와 퇴근이 맞물리는 시간입니다. 학생과 직장인의 일과가 끝나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죠. 팬덤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인 만큼 팬덤의 영향력이 0시 발매 못지않을 수 있다는 예측입니다. 이밖에도 비슷한 시기에 음원을 내놓는 기획사는 아직 발매 시간을 고민 중입니다.
이처럼 개편안 도입 초기에는 음원 발매 시간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있을 예정입니다. 환경 변화에 따른 실험인 셈이죠. 아직 차트의 흐름이 어떻게 변화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고 정오나 오후6시 발매에 따른 패턴이 생기고 그것이 고착될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0시 발매가 사라진 음원차트에 진정한 변화가 찾아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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