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라고 함은 이태리에서 유래된 말로 바(Bar)에서 음료를 만들어 제공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16세기 영국에서 유래된 바텐더(Bartender)라는 말도 바리스타의 뜻과 의미는 같다. 바리스타는 바(Bar)안에서 각종 커피와 음료, 음식을 만들어내는 요리사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필자의 손을 거쳐서 약 1,500명의 바리스타가 양성되었는데, 배우려는 이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연령층은 참으로 다양한데, 은퇴이후의 삶을 행복하게 살기위해 커피를 배우는 70대의 노인부터, 초등학교 4학년 다니는 어린학생도 있었다. 창업이나 취업을 목표로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수요도 적지 않지만, 수강생 중에 자녀들이 장성한 이후에 제 2의 인생을 멋지게 살고자 하는 가정주부들이 많았다. 이는 자신의 손으로 맛있는 커피와 음료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문화적 욕구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바리스타란 무엇일까?
필자는 커피연금술사라고 말하고 싶다.
중세 유럽에서는 연금술(鍊金術, Alchemy)이라는 것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이는 기원전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시작하여 이슬람을 거쳐 중세유럽에 퍼진 일종의 주술적인 자연학을 의미한다. 흔히 알려진 바로는 비금속을 귀금속으로 바꾸는 기술을 말한다. 중세 유럽에서는 납이나 철을 금으로 바꿀 수 있다고 선전하던 연금술사들이 많이 있었다.
가치가 없거나 낮은 것을 값비싼 것으로 만드는 기술을 가리켜 연금술이라고 말한다면 커피는 단연코 연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커피생두가 커피원두가 되어 바리스타의 손으로 오기까지의 변화는 가히 놀랍다. 어떻게 향기라곤 마른 풀 향기(香)와 약간의 매운 향(香) 밖에 나지 않는 생두가 그토록 향기로운 커피원두가 될 수 있을까? 이는 로스팅(Roasting)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마법과 같은 변화이다. 이후로 바리스타를 통해 음료로 변신되는 과정 또한 연금술에 비할 수 있다. 커피의 성분을 가장 맛이 있게 추출하는 기술은 신기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커피를 통해 일어나는 변화는 커피생두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커피는 사람들의 마음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다준다. 커피를 마시거나 커피를 공부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행복과 기쁨이 찾아온다. 수술 후 후유증으로, 마음의 우울증으로, 학업의 스트레스로 고민하고 힘들어하던 이들이, 커피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어려움을 극복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필자는 수없이 보았다.
파울로 코엘료는 자신의 소설 ‘연금술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게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커피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커피를 한번 배워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바리스타 자격증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커피장사꾼이 되지 말고 커피연금술사가 되시라고 말이다.
커피 한잔에는 커피를 만든 사람의 철학이 녹아있어야 한다. 커피를 단지 돈을 벌기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바리스타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커피를 다루는 능숙한 기술보다는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을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사람을 사랑하라” 사람을 사랑할 때에 진정한 커피 연금술사가 될 것이다.
글=최우성(인덕대 외래교수. 커피비평가협회(CCA) 서울 본부장, 웨슬리커피 LAB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