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성일 기자] 2017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도 자사고의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자사고 입학을 희망하는 중·상위권 학생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고교 유형별로 전형방법이 다른 상황에서 전기 모집 자사고에 지원하려면 해당 고교의 선발 방식에 맞춘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전국단위 자사고의 전형방법과 면접 및 자기소개서 준비요령 등을 짚어본다.
◇ 3학년1학기 성적 가장 중요… 수학·영어 비중 커
전국단위 선발 자율형사립고는 광양제철고와 김천고, 민족사관고, 북일고, 상산고, 용인외대부고, 인천하늘고, 포항제철고, 현대청운고 등 9개교가 있다. 지난해 모집 기준을 봤을 때 원서접수는 9월부터 11월 사이에 갖는다. 그 중 민족사관고가 9월초 접수로 가장 빠르다.
전형은 1단계에서 중학교 교과성적과 출결상황을 바탕으로 일정 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서류와 면접 점수를 합산한다. 대체로 1단계 교과성적은 자유학기를 제외한 1학년부터 3학년 1학기까지의 성적을 반영한다. 다만 용인외대부고, 인천하늘고는 전년도 모집요강 기준으로 3학년 2학기 성적까지 반영했다.
학년별 반영 비율은 각각 다르게 적용되는데, 그 중 3학년 1학기 성적이 가장 높은 비율로 반영된다. 평가는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교과 위주로 이뤄진다. 특히 수학과 영어의 비중이 크다. 민족사관고, 북일고의 경우 기술·가정, 예술·체육 교과 성적을 가산해 반영했고, 광양제철고와 포항제철고, 현대청운고는 성취도에 따라 감점 방식을 적용했다.
◇ 교과내용 실생활 대입해 대비
2단계 서류 및 면접 전형에서는 중학교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에 대한 평가가 이어진다. 자기소개서는 자기주도학습과정, 지원동기 및 진로계획, 인성영역이 포함하는데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해야 한다. 그간의 생활기록부를 검토해 자기소개서에 담아볼 내용들을 정하고, 희망 고교의 자기소개서 양식에 맞춰 작성을 해보는 것이 좋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할 수 있고 또 보완해 나갈 수 있다.
면접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제시 문제의 핵심을 간파하고 논리적 발표 훈련을 갖는 게 도움이 된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전국단위 선발 자사고 면접에서는 학업역량을 비교 평가할 수 있는 교과형 공통질문 유형이 많다”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선행학습을 하는 것보다 중학교 교과 과정에서 배운 내용들을 실생활에 대입해 생각해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족사관고의 경우 5개의 면접실을 돌며 75분간 면접을 치렀고, 상산고는 대상자를 그룹 지어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집단면접을 진행하는 등 전국단위 자사고에서 시행되는 면접은 까다로운 편이다. 단기간 준비해 성과를 내기 어려운 만큼 학교생활 중 발표수업, 토론대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생각의 힘을 키울 필요가 있다.
◇ 서류·면접 당락 결정… “자신의 적합성 드러내야”
2017학년도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고교들을 살펴보면 상위 50위권에 14곳의 자사고가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위 안에 포함된 자사고는 5곳으로 이 가운데 용인외대부고와 하나고, 상산고, 민족사관고는 전국단위 자사고다. 더불어 수능 성적으로 합격자가 갈리는 정시전형만 비교하면 용인외대부고(34명), 상산고(31명), 휘문고(27명) 등 자사고가 특목고를 제치고 1∼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고교 진학 때부터 선발전형을 통해 학업 방향성을 갖고 들어온 학생들이 특화된 교내 활동 및 프로그램에 참여해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2018학년도 전형계획에 따르면 서울대, 고려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들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서류와 면접으로 선발하는 전형으로, 교과전형에 비해 내신의 영향력을 덜 받는다. 대신 전공적합도와 자기주도학습능력이 중요한데, 자사고는 기숙사 생활을 통해 팀과제 같은 연구활동 등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다.
지난해 전국단위 자사고 일반전형의 지원율은 3.21:1로 학령인구가 감소했음에도 여전히 높은 지원율을 기록 중이다. 자사고 전형에서 대부분의 지원자가 만점을 받는 교과성적은 사실상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서류와 면접 과정에서 당락이 좌우되는데, 우수한 지원자들 사이에서 왜 본인을 선발해야 하는지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허 연구원은 “희망고교의 정보를 학교 홈페이지나 학교설명회 등을 통해 꼼꼼히 찾아봐야 한다”면서 “그 학교만의 특색활동 또는 교육방식이 본인의 진로나 학업방식과 적합하다는 것을 나타낼 수 있도록 신학기 생활을 계획해봤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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