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미세먼지는 화력발전소나 자동차의 배기가스 등으로 유발되며, 중국의 산업화로 인해 중국에서도 유입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미세먼지 수준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환경보건단체 보건영향연구소(HEI)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9㎍/㎥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기준(10㎍/㎥)의 약 3배에 달한다. 또한 OECD 회원국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990년 17㎍/㎥에서 2015년 15㎍/㎥로 좋아졌지만,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26㎍/㎥에서 29㎍/㎥로 오히려 높아졌다. 터키를 제외하면 회원국 중 가장 나쁜 수준이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바 있다. 또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 만성폐쇄성질환을 비롯해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도 알려져 있다. 이렇다보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산모 뱃속의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쳐 저체중아 출산이나 조산을 유발할 수 있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조성식 한림대성심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아이가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천식 등 호흡기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간접적으로는 염증 반응을 일으켜 알레르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따라서 미세먼지가 심할 땐 가급적 아이와 외출을 자제하는 게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내에서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해주는 게 좋다. 단 공기청정기 필터 교환 등 관리를 잘해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과일이나 야채 등을 섭취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출시 마스크 사용은 큰 효과를 기대하면 안 된다고 조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마스크를 쓰더라도 활동량이 많아지면 그만큼 심박출량과 호흡량이 많아져 미세먼지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외출시 아이가 무리한 운동은 자제하도록 하고, 마스크는 분진을 막아주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검증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태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조 교수는 “최근 미세먼지가 저체중아나 조산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가 많이 진행됐다”면서, “다만 이런 연구 결과는 개개인의 미세먼지 노출을 직접 평가한 것이 아니라, 거주지역의 미세먼지 노출 평가를 바탕으로 한 연구이기 때문에 인과성이 100%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미세먼지로 인한 저체중아, 조산아 가능성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미세먼지의 주원인인 석탄화력 발전소나 자동차 배기가스는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AH) 등과 같은 탄화수소 계통인데, 이런 물질들에는 발암물질이 섞여 있을 수 있다. 또한 몸에 산화 스트레스를 줄 수 있고,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작용하거나 몸에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미세먼지가 저체중아나 조산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 교수는 미세먼지는 개인이 예방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사회적인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무엇보다 미세먼지 배출원을 줄이는 사회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고, 중국과의 환경협약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아울러 그 밖에도 공기청정기를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안전성과 성능 검사를 철저히 해야 하고, 마스크의 성능 검사도 꼼꼼히 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yes22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