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국내외 보건의료분야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환자중심의료·근거기반의학 실현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NECA)은 24일 오전 광화문 교보빌딩 컨벤션홀(23층)에서 ‘환자중심·근거기반 보건의료의 미래전략’을 주제로 연례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양승조 위원장과 오제세 의원, 전혜숙 의원, 보건복지부 김강립 보건의료정책실장, 이영찬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 이윤성 대한의학회장, 임태환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부회장 등 주요인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영성 원장은 “국내에 근거기반의학(EBM)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개원 이래 8년의 시간을 쉼없이 달려왔다”며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환자중심의료’라는 새로운 화두를 제시한 만큼, 환자의 가치를 고려한 의료기술평가와 보건의료계 신뢰 형성에 NECA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1부 회의에서는 ‘보건의료에서의 신뢰와 소통’을 주제로 보건의료체계 발전 전략을 사회학적 측면에서 접근한다.
마이클 캘넌 교수(Michael Calnan, 영국 켄트 대학교)는 의료자원의 효율적 분배를 위해 시행되는 의료기술평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그 과정에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여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함을 강조했다.
문기태 선임연구위원(NECA)은 국내 보건의료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외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을 지적하며, 주요 원인으로 환자-의료진의 지속적 소통 및 관계 유지가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꼽았다.
최문희 교수(성균관대학교)는 국민의 건강정보 이해력(health literacy) 수준이 높아지면 의료공급자(의사)-이용자(환자) 간의 정보비대칭성이 개선되고, 보건의료체계 신뢰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2부에서는 환자중심의료 구현을 위한 의료기술평가와 공익적 임상연구의 역할 및 과제가 논의된다.
영국 국립보건연구원(NIHR)의 톰 월리(Tom Walley) 교수는 환자중심의료 실현을 위해 보건의료 연구 및 의사결정 과정 전반에 환자(의료이용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기전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형식 교수(고려대학교)는 그간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는 개별 임상연구가 가지는 여러 한계를 보완해왔으나, 최근 SR 연구도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정확한 정보전달을 위한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수경 센터장(국민건강임상연구 코디네이팅센터)은 의료 질 향상과 환자안전 보장을 위해 국가에서 주도하는 ‘공익적 임상연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민건강임상연구 사업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3부에서는 ‘환자중심의료 구현을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을 주제로 한국과 호주의 빅데이터 활용방향 및 도전과제를 공유했다.
루이자 욤 교수(Louisa Jorm,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는 환자중심의료 실현을 위한 호주의 빅데이터 활용현황을 소개하고, 자료연계 등 정보접근성 문제 해소 및 빅데이터 전문가 인력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주한 교수(서울대학교)는 의약품 유해사례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약물유전체학에 기반한 환자 맞춤형 약물치료에 주목하고, 이를 활용한 미래 보건의료 시스템을 소개했다.
고민정 선임연구위원(NECA)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환자 맞춤형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는 국외 추세와 달리, 국내에서는 여전히 공공자료원 연계를 위한 법적근거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최근 보건의료연구원이 참여한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 빅데이터 추진단’이 구성되면서 빅데이터 연계·활용 제도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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