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인 봄 분양시장…'지방·비브랜드' 아파트 직격탄

숨죽인 봄 분양시장…'지방·비브랜드' 아파트 직격탄

기사승인 2017-04-04 06:00:00


[쿠키뉴스=이연진 기자] 봄 분양 성수기가 시작됐지만 전국 청약시장 열기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특히 지방 분양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비브랜드 아파트에 미분양 물량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1063가구로, 전달(5만9313가구)보다 3%(1750가구)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달보다 2.1%(194가구) 감소한 총 9136가구로 집계됐다.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미분양 물량이 급격히 늘었다. 수도권의 미분양은 1만8014가구로, 전달(1만8938가구)보다 4.9%(924가구)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지방은 4만3049가구로 전달(4만375가구)보다 6.6%(2674가구) 증가했다.

경남과 대전, 제주 등에서 한달새 미분양 물량이 20~40% 급증했다. 경남은 지난달 말 기준 미분양 물량이 1만1117가구로, 전달보다 42.8%(3332가구) 늘었고 대전은 726가구로 31.8%(175가구) 늘었다.

이와 함께 지방에선 중소 건설사 비브랜드 아파트도 외면을 받고 있다. 실제 태경종합건설이 충북 음성에서 분양한 '생극 태경 에코그린'은 104가구 모집에 청약 접수가 단 1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2순위 역시 청약자가 없어 대규모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토지신탁이 청주시청 인근에서 '청주 행정타운 코아루 휴티스' 역시 530가구 모집에 59명이 청약하는 데 그쳤다. 이외에 남구 남산드림파크, 제주 라오체 블랙비치, 경북 칠곡 왜관드림뷰 등 지역 중소건설사가 시공한 단지에서 대량으로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처럼 지방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침체가 이뤄지고 있고 입지와 브랜드 등에 따라 분양 성패가 극명하게 갈리는 양극화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문제는 하반기 이후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청약시장의 쏠림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을 내다봤다. 유력 대권주자들의 부동산규제 강화 움직임과 입주물량 증가, 대출규제, 금리인상 등 악재가 여전한 만큼 수요자들이 신중함 보이며 관망세에 접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지방에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건설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며 "전국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 특히 지방은 더 확연하게 가라앉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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