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재건축 수주위해 무리한 파격조건 제시…'제살깎기' 우려

건설사, 재건축 수주위해 무리한 파격조건 제시…'제살깎기' 우려

기사승인 2017-04-05 09:38:42

[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최근 수도권 재건축 시장에서 대형건설사들이 과도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조합의 요구 상황에 맞춰 무리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추후 리스크가 부메랑으로 돌아 올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이 재건축 수주전에서 각양각색의 파격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우는 것은 물론 특화설계, 사물인터넷 도입, 고급 인테리어 적용, 분양가 인하를 비롯해 미분양시 대물변제 조건까지 내걸었다.

지난달 4000억원 규모의 경기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전에서 경쟁사인 현대건설과 GS건설을 물리치고 수주에 성공한 대우건설은 가장 낮은 수준의 공사비와 가장 높은 분양가, 미분양시 대물변제 책임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대우건설은 시공사 선정 후 계약이행 보증금 명목으로 400억원 이상을 예치했으며 미분양 발생 시 3.3㎡당 3147만원의 대물변제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이런 행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제시한 조건은 사업을 진행될수록 손실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대형건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제시한 3.3㎡당 공사 비용 440만원은 경쟁사 대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향후 과천에 분양 물량이 쏟아져 미분양이 발생하면 대물변제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 역시 지난달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2지구' 재건축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롯데건설은 다양한 특화조건을 내걸었다. 아파트 동 간을 연결해 호텔급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는 스카이브릿지, 외관이 보이는 누드엘리베이터, 커튼월을 적용한 고급 특화 단지 출입문, 호텔 조식 서비스가 가능한 커뮤니티 시설 등을 내걸어 조합원들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롯데건설의 '대치2지구' 시공사 선정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공사비 문제와 관련해 한 차례 논란이 제기된바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이 사업성을 고려하지 않은채 수주 성공만을 위해 무리하게 수주전에 뛰어드는 것은  결국 '제살깎아 먹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고 분양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사업성이 담보된 재개발·재건축 시장으로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다만 무리한 수주는 결국 몇년 후 건설사에게 손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와 조합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상생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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