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승희 기자] 한 포털사이트 웹툰이 여성비하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다.
12일 새벽 2시18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늘 자 기안84 복학왕(여자 나이 후려치는 댓글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연재 중인 웹툰 ‘복학왕’ 중 ‘전설의 디자이너’ 편을 캡쳐해 첨부했다. 작성자가 문제 삼은 것은 여성 캐릭터의 세부 설정이다.
해당 회차의 주인공은 ‘노안숙’이라는 이름의 30살 여성으로 ‘나이보다 노안으로 보이는 얼굴’을 가지고 있다. 웹툰을 읽어보면 노안숙은 ‘결국 나이는 이기지 못했다’ ‘내 나이 30살. 아무리 화장을 해도, 좋은 것을 (얼굴에) 발라도 나이를 숨길 수가 없다’ ‘보세로 꾸민 20살이 훨씬 예쁘다’ 등의 발언을 일삼는다. ’작가가 나이로 여성을 폄하했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는 이유다.
몸이 거인처럼 커진 남자주인공이 노안숙을 허공으로 들어 올리는 장면도 문제다. 해당 장면은 일본 인기만화 ‘진격의 거인’을 패러디한 것으로 해석된다. 진격의 거인은 인간과 거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 만화 속에서 거인은 인간을 잡아먹기도 한다.
웹툰 속 남자 주인공에게 먹힐 위험에 처하자 노안숙은 “하지 마. 누나는 늙어서 맛없어”라고 외친다. 네티즌들은 ‘맛없다’는 단어 역시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이른바 ‘카톡방 성희롱’ 사건에서 남성이 여성을 음식에 비유해 평가한 일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웹툰 내용뿐 아니라 해당 회차에 달린 댓글들 역시 지적했다. 웹툰이 올라온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았지만 댓글 창에는 “30살 넘은 여자는 여자도 아니다. 여자인 척, 약한 척, 귀여운 척 이딴 거 하면 인중에 주먹 날리고 싶다” “여성을 혐오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이 들면서 여자가 남자보다 얼굴에 더 많은 변화가 생기는 건 사실 아닌가” “남자는 급이 높아질수록 서른 살 이상인 여자는 사람 취급도 안 하는 게 팩트” “상폐녀(상장폐지녀)들 부들부들하는 것 봐” 등의 말이 줄을 이었다.
한 네티즌은 “소재가 불안하다 싶었다. 작가가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개의치 않는 독자들이 절반은 될 것”이라며 “꼭 이런 식으로 현실을 비판해야 했을까. 다른 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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