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에도 '신탁사' 나홀로 수주 호황…독주 계속 될까

부동산 침체에도 '신탁사' 나홀로 수주 호황…독주 계속 될까

기사승인 2017-04-15 06:00:00

[쿠키뉴스=이연진 기자]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악재로 불안한 경기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신탁사들은 나홀로 호황을 누리며 수주실적 1조원 시대를 열고 있다.

15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국제신탁, 대한토지신탁, 무궁화신탁, 생보부동산신탁, 아시아신탁, 코람코자산신탁, 코리아신탁, 하나자산신탁, 한국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KB부동산신탁 등 11개사가 운영 중이다.

지난해 11개 부동산신탁사들의 전체 수주실적은 1조8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호황을 누렸다는 2015년(8600억원) 대비 26.3%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부동산신탁사 11곳은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영업익은 7862억원으로 전년보다 40.6%(2271억원) 늘었다. 순이익 역시 지난 2012년 1132억원에서 2013년 1223억원, 2014년 1481억원에서 2015년 2222억원 등으로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탁사들의 성장일 이끈  주된 분야는 차입형.관리형 토지신탁보수다. 토지신탁보수는 지난해 2660억원으로 전체 33.8%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2012년 19.9%에서 2013년 26.9%, 2014년 28.0%, 2015년 30.6%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서울 재건축 시장에서 대부분의 수주를 휩쓸만큼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이 비율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신탁사들이 올해 초부터 갑자기 외형적으로 급격히 성장하게 된 주된 이유는 지난해 3월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신탁사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소규모 지역 위주로 사업을 펼치던 신탁사들이 강남 재건축 등 서울 전역으로 무대를 넓히며 재건축 시장에게 수주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둔화 기조에도 당분간 신탁사의 신규수주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시정비사업, 뉴스테이와 같은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확대를 감안할 경우 성장세는 내년에도 유지될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 서울 재건축 시장 수주는 건설사들의 전유물이였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완전히 반전됐다"며 "신탁사들이 수주에 적극 뛰어들고 있어 건설사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조합 방식이 문제가 많이 발생하다 보니 신탁방식으로 선호 하는 경우가 많지만, 각각 사업의 장점을 잘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