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송금종 기자]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이 또 엇박자를 냈다.
20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2월 가계대출 증가액(10조1000억원) 속보치가 앞서 한은이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8조1000억원)과 2조원이나 차이가 났다. 가계신용을 파악하는 중요 지표에서 혼선이 빚어지자 한은이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한은은 당국 속보치와 은행 통계자료는 작성 목적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은 가계신용 통계는 주택담보대출과 소비성 신용규모 전체를 파악하기 위해 모든 기관을 포괄해 작성한다.
그러나 속보치는 빠른 동향파악이 우선이라 상대적으로 기관 범위가 좁다는 것이다. 또 보험, 여전사 가계대출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영리성 가계대출이 내용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두 기관은 가계대출 증가액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부채 판단기준도 달랐다. 한은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사람을 자영업자로 인식하고 부채를 추정하는데 당국은 과거에도 같은 대출을 받은 사람을 포함하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발표한 지난해 자영업자 대출은 480조2000억 원인 반면 금감원은 670조원으로 통계를 냈다.
이처럼 당국과 한은의 가계신용 통계에서 차이점이 드러나자 공신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집계 방식은 물론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쪽 통계가 정확한 건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금융위는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당국과 한은이 각각의 목적에 맞게 통계를 냈고 정책을 만들 때도 필요한 부분을 가져다가 사용하면 그만이라는 논리다.
이에 대해 한은은 두 통계를 분석 목적에 따라 보완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료 정확성을 높이도록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자료와 수치를 놓고 누가 옳고 그르냐를 따지자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가계부채 심각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통계를 내는 데 당국과 한은이 좀 더 신중을 기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한은은 최근에도 제2금융권 가계대출 통계 오류로 물의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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