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가 베일을 벗었다. 영화 제목에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내용들이 가득하다. 돼지와 하마를 합친 듯한 동물의 이름 '옥자'. 어떤 영화일까.
15일 오후 서울 세종로 포시즌스 호텔에서 영화 '옥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이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과 넷플릭스의 콘텐츠 최고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 공동제작사인 플랜B 프로듀서 제레미 클라이너, 프로듀서 최두호, 김태완, 서우식과 국내 배급을 맡은 NEW 김우택 대표가 참석해 '옥자'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봉준호 감독은 먼저 '옥자'에 대해 "옥자는 사람이 아닌 동물의 이름이며, 돼지와 하마를 합친 듯한 커다란 동물"이라고 말했다. 봉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옥자'는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동물 옥자와, 옥자를 사랑하는 소녀 미자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또 이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세상의 복잡한 풍자 요소들이 백미다.
'옥자'는 당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기획됐지만 국내에 많이 보급되지 않은 넷플릭스 특성상 극장 개봉도 함께 기획됐다. 국내에서는 영화배급사 NEW와의 협업을 통해 개봉되며, 넷플릭스로는 6월 190개 국가에 다양한 언어로 동시개봉된다. 테드 사란도스 프로듀서는 "배급에 있어서 굉장히 혁신적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관객들은 넷플릭스와 극장 양쪽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극장 개봉 기간은 앞서 알려진 일주일간이라는 말과는 달리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NEW 김우택 대표는 "넷플릭스와 함께 가장 효과적으로 개봉하기 위해 이같은 방식을 택했다"며 "한국 관객들에게 많이 보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제 70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은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옥자'는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았으나 극장 개봉 영화가 아니라는 것에 대해 프랑스 현지 영화 단체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결국 칸 국제영화제 측은 내년인 71회 영화제부터는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만 취급하기로 했다. 이에 테드 사란도스는 "칸 영화제의 '옥자' 경쟁 진출 부문은 배급과는 무관하다"며 "배급을 하지 않는 영화도 칸에 초청된 사례가 과거에 많았으며,특히 칸은 예술성이 강한 영화가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역시 예술성에 대한 철학 때문에 '옥자'를 제작했고, 변화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의 경우 극장 개봉에 관해 유연한 입장이라는 것을 밝혔다. 앞서 '옥자' 제작 당시 넷플릭스의 배급 방식을 충분히 이해하고, 한국 개봉에 관해서도 협의했다는 것. 봉 감독은 "나는 작가이자 연출자다. 내 입장에서는 창작의 자유가 중요하다"며 "어느 나라라도 이 정도 (커다란)예산으로 감독에게 통제권을 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스트리밍과 극장은 결국 공존하리라 본다. 지금은 그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옥자'는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스티븐 연, 릴리 콜린스 등 할리우드 정상급 배우들과 미자 역의 안서현 외 변희봉, 최우식 등 연기파 한국 배우들이 출연했다. 오는 6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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