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안아키 반대, 왜?

의사들의 안아키 반대, 왜?

백신접종 거부, 집단 면역 붕괴 우려

기사승인 2017-05-31 00:25:00

 

[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최근 논란이 된 극단적 자연주의 치유법에 대해 의사들이 재차 경고 메세지를 보냈다.

안아키(약안쓰고 아이키우기) 카페의 자연 치유법이 자칫 국가 면역체계를 흔들고,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 의사들 주장이다.

앞서 지난 5월 초순, 예방접종 거부, 수두파티 주장 등 안아키 카페의 극단적인 치유법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의료계는 특히 안아키 카페에서 예방접종을 거부하며 ‘백신에 수은 등 중금속이 들어있어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국가 면역체계를 흔들 수 있다”며 “황당한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백신이 위험할 수 있다는 괴담은 1998년 웨이크필드라는 학자가 발표한 한 논문으로부터 비롯됐다. 해당 논문에서 MMR백신(홍역예방 백신)에 들어있는 수은 등 중금속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밝혀 백신에 대한 공포감을 확산시켰다. 이 때문에 당시 영국의 백신 접종률이 80%미만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해당 논문은 2010년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논문 작성 윤리 위반으로 게재 철회조치 됐다.

실제로 안아키 설립자인 김효진씨는 모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백신에는 위험한 중금속이 들어있는 데 아무도 이 얘기를 안 해준다”며 백신 접종의 위험성을 주장하고, “백신은 인공면역이라 항체 지속기간은 3~6년에 불과한데 수두는 어릴 때 앓으면 가볍게 지나가고 평생 면역이 생긴다”며 수두파티를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재갑 대한감염학회 신종감염병 특임이사(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는 “현재 국내 시판되는 백신 중 수은 성분이 들어있는 것은 거의 없다. 수은 논란은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이다. 또 백신에 알루미늄 성분의 면역증강제가 함유돼있지만 현재까지 장기간 모니터링된 결과 뚜렷한 문제가 발견된 제품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그는 ‘수두를 직접 앓으면 평생 면역이 생긴다’는 안아키 주장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이사는 “직접 수두에 걸려서 생기는 항체가 오래갈 수 있다. 그러나 항체 때문에 아이들의 생사를 걸 필요가 있느냐. 또한 폐렴, 뇌염 등 각종 합병증의 위험도 있다”며 “백신의 종류에 따라 항체 지속기간은 다르게 나타난다. 간염과 같은 일부 백신의 경우 2~3회 접종하면 평생 항체가 생기기도 한다. 개별 백신의 특성에 따라 추가접종 등 접종기간을 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잘못된 정보 확산으로 소아 백신 접종률이 떨어질 경우, 집단 면역 붕괴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 이사는 “소아 백신 접종률이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위한 최소치보다 낮아지면 집단 면역이 붕괴돼 감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며 “질환마다 요구하는 최소한의 백신접종률이 다른데 홍역의 경우 92%~94%의 접종률을 달성해야만 집단 발병을 피할 수 있다. 앞서 1998년 웨이크필드 논문 사태로 영국 홍역백신 접종률이 약 80%로 감소한 것도 집단 면역 체계가 무너진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0일 대한의사협회는 ‘자연치유의 허와 실,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감염학회, 피부과 학회 전문의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안아키 치유법에 반박하고, 잘못된 의료정보 확산에 주의를 당부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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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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