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백남기투쟁본부(투쟁본부)가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에 대한 사망진단서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한 것에 대해 “늦게나마 정정이 이뤄져 다행”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투쟁본부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너무나 당연한 일이 너무 늦게 이뤄졌다”면서 “고인이 돌아가신 지 6개월이 지나서도 사망신고를 하지 못했던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향후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투쟁본부는 “사망원인을 왜 병사로 기재하게 되었는지 규명해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며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와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은 유족과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사인 조작 시도의 전말을 고백해 사법처리 등 응분의 처벌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 병원장과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의 사적 만남 등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투쟁 과정에서 도움을 준 국민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있었다. 투쟁본부는 “진상규명 투쟁을 승리로 이끈 것은 경찰의 침탈을 막기 위해 병원으로 달려오신 사회단체 회원과 시민들, 각종 후원물품을 보내주신 국민들, 백 교수의 사인 조작에 맞선 의대생과 의사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 등 국민의 힘이었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은 앞서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고 백 농민의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사망의 종류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수정 배경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대한의사협회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을 따르는 게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은 “오랜 기간 상심이 컸을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깊은 위로의 말과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고 백 농민은 지난 2015년 11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고 백 농민은 투병 끝에 지난해 9월 서울대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그의 주치의였던 백 교수는 당시 고 백 농민의 사인을 병사로 기록,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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