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유수환 기자] 최근 호황기를 맞고 있는 주식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미국발 금리인상이라는 외부 변수가 있었지만 뜨거운 시장의 열기는 여전했다.
유가증권시장의 호황세를 타자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뛰어들면서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투자자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이달 12일 기준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8조114억원으로 지난해 말(6조7738억원)과 비교해 약 18.3% 늘어났다.
다만 증권사들의 고금리 대출은 변동사항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가 공시한 자료에서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61~90일 기준)은 5.5~12%에 달한다.
증권사별로 61~9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금리의 경우 KTB투자증권(12%)과 이베스트투자증권(11.5%)로 가장 높았다. 1~15일 기준으로는 키움증권(11.8%)이 이자율이 가장 높았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예탁증권담보대출(주식담보대출)에 대한 이자율도 6~9.5%(61~91일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3.21%, 4월 기준)와 비교하면 약 2~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반면 증권사에서 계좌를 만들어 돈을 넣어두면 발생하는 이자율인 예탁금 이용료율은 1%대에 못미쳤다. 100만원의 돈을 대출하면 약 10만원이 넘는 수익을 남기지만 반대로 고객이 돈을 맡길 경우 1000원의 돈을 돌려주는 셈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개인투자자 뿐만 아니라 증권사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증권사의 신용융자이자 기간이 길수록 이자율은 더욱 늘어난다. 이는 고객들의 단기투자를 부추길 수 있다. 결국 주식시장을 도박장처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단기투자가 과열될 경우 투자자 및 증권사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로 귀결될 것이다.
게다가 증권사들이 이자놀이에 매몰된다면 새로운 사업 포토폴리오를 구성하려는 고민보다는 돈놀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명한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는 주식시장을 카지노에 비유한 바 있다. 또한 그는 한 나라의 자본 형성이 투기적 주식시장에 의존하는 것을 '카지노 자본주의'라고 일갈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투기적 흐름과 이를 부추기는 업계의 모습을 비춰 볼 때 케인즈의 주장이 과도한 비판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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