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하동=이영호 기자] 경남 하동군 악양면이 주민이 지켜야할 향약(鄕約)을 제정·공포해 화제가 되고 있다.
농촌의 작은 면단위에서 조선시대 향촌에서 사용하던 자치규약인 향약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처음이다.
하동군 악양면은 급변하는 시대에 우리의 전통과 인간성, 환경 등을 스스로 지키고 보존하며 느림의 삶을 추구하는 국제슬로시티 이념에 부응하고자 ‘슬로시티 악양 향약’을 제정·공포했다고 26일 밝혔다.
향촌규약(鄕村規約)의 준말인 향약은 조선시대 숭유배불정책에 따라 향촌사회에 유교적 예절과 풍속을 보급해 도덕적 질서를 확립하고 미풍양속을 진작시키며, 각종 재난 시 상부상조로 살아가기 위한 자치규약이다.
악양면은 외형적·관광홍보성 슬로시티에서 내면적·삶속의 슬로시티로 거듭나고, 피폐해가는 인간성을 회복하며 주민중심의 지속가능한 공동체와 삶을 이뤄나가고자 향약을 제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향약은 보배로운 땅 악양과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올곧게 보존하고 전승하자는 취지의 전문과 △음식과 건강생활 △전통과 미풍양속 △교육 및 문화 △환경과 자연보호 △산업경제 및 농업 △사회질서와 안전 등 6개 분야의 실천규약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향토음식을 먹고 적절한 운동과 여가활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살아가며, 전통놀이와 미풍양속과 같은 고유의 문화를 보전하고, 자녀에게 어른공경과 이웃사랑의 예를 가르치며 어른들이 먼저 본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조문환 악양면장은 “느림과 작음, 지속성을 생활 가치로 삼아 국제슬로시티 회원도시로서 책임을 다하고 주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자치규약을 만들었다”며 “규약 실천을 통해 문화와 생명과 인정이 살아 숨 쉬는 고장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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