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전남 서부 지역 최대 의료기관인 목포한국병원이 병원장의 내부고발로 위기를 맞고 있다.
목포한국병원 공동병원장 가운데 한 명인 류재광 원장이 병원 내부문제를 폭로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논란이 됐다. 이 병원에는 류 원장을 포함해 5명이 공동병원장으로 있다.
유튜브 영상에서 류 원장은 “230억 원의 국가보조금을 받고 있으면서도 병원 원장들이 수십억 원의 이익을 나눠가졌다“고 폭로했다.
류 원장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장 등 병원 지분이 있는 주주의사 7명 중 3명은 각각 24억원, 3명은 각각 16억원, 그리고 류 원장 자신도 8억원의 배당금을 불법·부당하게 배당받았다.
또한 류 원장은 ”마약류 약품을 허술하게 관리해 도난과 내부사고가 잇따랐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초 이 병원 간호사가 향정신성의약품을 훔쳐 입건된 바 있다. 류 원장은 이 사건 외에도 비슷한 사건이 여럿 있다며 그 원인이 ‘마약류 약품 관리 소홀’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폭로에 지난 11일 나머지 3명의 공동원장은 류 원장을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또한 12일 광주지방국세청은 류 원장의 제보를 바탕으로 세무조사에 들어가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의료계에서 류 원장은 활동적인 인사 중 한 명이다. 현재 광주전남병원회 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병원 외부 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고 의료계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4월에는 의료계 등 각계 인사들을 한국병원에 초청, 의료양극화 관련 토론회를 주관한 바 있다.
평소 류 원장은 의료취약지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중대형 개인병원이나 의료법인병원이 보건의료대학 설립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지원해야한다고 주장을 펴왔다.
다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류 원장은 의료양극화 해소와 보건의료대학 설립을 위해 자신이 보유한 목포한국병원의 지분을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폭로전이 병원의 비영리 법인화 여부를 놓고 원장들 간 갈등이 심화되며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류 원장이 병원의 비영리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다른 원장들이 류 원장이 무리하게 병원 확장을 시도하려 한다며 반대하면서 갈등이 치닫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 목포한국병원은 개인이 설립한 영리병원에 해당된다. 영리병원의 경우 의료를 통한 이윤을 남길 수 있지만 비영리법인은 진료를 통해 얻은 모든 수익을 병원 내 재투자에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비영리법인의 경우 공공의료의 역할을 수행함에 따라 세제혜택 등이 주어진다.
한편, 1988년 설립된 목포한국병원은 20개 진료과와 600병상 규모의 전남 서부권 최대 의료기관이다. 지난 2000년 8월 보건복지부로부터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받은 이후 응급의료 전용헬기 운영기관 및 전남권역 권역외상센터 지원 기관으로 선정돼 전남 목포, 무안, 신안, 영암, 완도, 진도, 해남군을 관할하는 지역거점 의료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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