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국내 폐 이식 5년 생존율이 65.5%로 세계수준을 기록했다. 그동안 간이나 심장 등 타 장기에 비해 생존율이 낮아 이식수술을 망설였던 말기 폐부전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박승일·김동관·심태선·홍상범 교수)이 2008년부터 지난 해 말까지 폐이식을 받은 환자 41명을 분석한 결과 5년 생존율 65.5%를 기록했다. 1년, 3년 생존율도 각각 81.4%, 76.9%로 나타났다. 타 장기에 비해 낮았던 폐이식 생존율이 이식 환자 3명 중 2명이 5년 이상 생존할 만큼 오른 것이다.
이번 결과는 국내 폐이식 성적을 모두 모아 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의 1년 생존율 55.3%, 3년 생존율 47.6%, 5년 생존율 44.8% 와 비교해 월등하게 높은 성적이다. 전 세계 유수 폐이식센터들의 성적을 모아둔 국제심폐이식학회(ISHLT)의 경우 1년 생존율은 85%, 3년 생존율 67%, 5년 생존율은 61%다.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으로부터 폐이식 수술을 받은 41명의 환자를 보면 남성이 27명, 여성이 14명으로 남성이 월등히 많았다. 나이는 50대가 11명으로 전체 환자의 26.8%를 차지했고 40대가 9명, 60대와 30대가 7명으로 뒤를 이었다. 원인 질환으로는 폐가 딱딱하게 변해 폐 기능을 상실하여 사망에 이르는 특발성폐섬유증 환자가 1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직접적인 사망원인 중에서 폐이식 거부반응에 의한 사망은 없었다.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 박승일 교수는(흉부외과) “간이나 심장 등 타 장기 이식 생존율은 이미 세계 의료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국내 폐이식 성적은 지금까지 저조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연구결과 폐이식 생존율이 세계 유수센터들과 대등한 것으로 분석돼 말기 폐질환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폐이식 생존율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수술 후 출혈이나 합병증을 크게 줄였고,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마취과, 감염내과 등 폐이식 환자를 중심으로 한 폐이식팀의 팀워크와 유기적인 다학제 진료시스템 구축으로 환자들의 질 높은 통합관리가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폐이식팀 심태선 교수는(호흡기내과) “모든 환자들은 이식수술 후 야기되는 거부반응 때문에 면역억제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이식 후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데 면역억제제의 적절한 조절과 꾸준한 호흡재활 등 원칙에 따른 정확한 관리를 통해 폐이식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올해 열린 제36차 대한중환자의학회 정기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