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알코올중독, 완치 어려운 이유는?

[쿡기자의 건강톡톡] 알코올중독, 완치 어려운 이유는?

기사승인 2017-07-19 00:12:00

[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알코올중독으로 2년여 간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A(42,)는 회복 프로그램을 거쳐 최근 퇴원을 앞두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치료를 받고 어느 정도 회복이 된 상태이지만 A씨는 퇴원 후에 금주에 성공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자만하면 안 된다알코올 중독은 한 순간에 무너지는 무서운 병이라고 말했다 

A씨의 말처럼 알코올중독은 환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병이다. 음주에 대한 조절능력을 상실한 뇌 질환이기 때문이다. 알코올 중독 상태에 이르게 되면 술로 인해 신체만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뇌의 구조 변화도 함께 일어난다. 그래서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회복이 어렵고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술을 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모든 중독질환은 우리 뇌의 즐거움, 만족 등을 조절하는 쾌락회로의 고장으로 나타난다. 김석산 다사랑중앙병원장은 알코올중독 환자들이 폭음하는 가장 큰 이유는 뇌 가운데 쾌락회로의 조절판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꽃가루에 반응해 나타나는 것처럼 알코올중독은 쾌락회로가 알코올에 예민하게 반응해 음주를 조절할 수 없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알코올중독 환자들은 대개 한 번 음주를 시작하면 취할 때까지, 혹은 술이 다 떨어질 때까지 마시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의지대로 음주를 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중독 질환은 뇌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신력이나 의지와 관계없이 누구나 걸릴 수 있다알코올 중독이 진단됐다면 숨기지 말고 빠르게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알코올중독은 초기에 빠르게 치료할수록 효과가 좋다. 다만 투병기간이 길어질수록 음주로 인한 합병증은 물론, 병세도 심해지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특히 알코올중독 중기와 말기로 넘어갈수록 환자 스스로 중독질환을 인정하지 않고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김 원장은 초기 환자들은 치료를 받기위해 먼저 병원을 찾기도 한다, 그런데 중기 이후에는 환자들이 직접 병원을 찾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자아보다 술이 훨씬 힘이 센 상태이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치료받을 힘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코올중독은 완치가 쉽지 않은 질환 중 하나다. 치료 이후에도 음주량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단 한 잔 마신 술로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A씨는 과거 여러 차례 금주했던 경험이 있었지만 재차 중독증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알코올중독은 신체적인 문제뿐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 그리고 가족 간의 문제, 사회적·영적 문제 등 폭넓은 치료가 필요하다. 이 중 한 가지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훈련과 생활환경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엄밀하게 말하면 알코올중독 완치는 없다. 당뇨나 고혈압과 같이 관리하는 질환이므로 퇴원하는 환자들은 꾸준하게 외래진료를 받고 환자자조모임(AA)에 참여하도록 권한다고 덧붙였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