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성모병원 측 “우리 병원 왔어도 처치 심폐소생술뿐” 해명

[쿠키뉴스=전미옥·송병기 기자] 지난달 인천 모 어린이집에서 장난감을 삼켜 중태에 빠졌던 두 살배기(15개월) 아이가 숨진 가운데, 당초 119구급대가 처음 이송을 문의했던 국제성모병원이 다른 병원으로 이송을 하도록 한 사안에 대해 보건당국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보건복지부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오전 인천 서구 모 어린이집에서 15개월 된 어린이가 장난감을 삼켰다는 신고가 접수돼 119구급대가 현장에 출동했다. 

당시 현장 구급대는 해당 어린이집에서 4㎞ 떨어진 국제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이송을 문의했다. 그러나 국제성모병원 측은 소아응급 전문의가 없고 영유아용 내시경 장비 등이 없다는 이유로 11.8㎞ 가량 거리의 길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옮길 것을 권했다.

이후 구급대는 길병원으로 아이를 이송했으나, 심폐소생술과 에크모 치료 등을 받았지만 뇌사상태에 빠졌다. 이후 아이는 사고 후 만인 지난달 27일 오전 숨졌다.

일부에서는 거리가 먼 병원으로 아이를 옮기는 과정에서 치료 골든타임을 놓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과 인천시, 관할 보건소 등은 해당 사안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인천시와 관할 보건소를 통해 당일 시간대별로 어떤 상황이 발생한 것인지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진료거부에 대한 조사라기 보다 관련 사안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라며 당시 사망한 아이의 이송 과정에서 국제성모병원 측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관할 보건소가 파악해 보건복지부에 보고를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제성모병원 측은 사고 당시 어린이집에서는 A양을 근처 내과의원에 데려갔으나 처치가 어려워 119구급대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성모병원 관계자는 “119구급대에서 병원으로 전화해 처치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 권역응급센터가 아니다보니 병원에 소아응급의료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았고, 소아 전문 내시경도 구비돼있지 않았다. 질식 원인을 빨리 제거해야 하는데 우리 병원에 왔더라도 할 수 있는 처치가 심폐소생술뿐이었다”고 설명했다. 관련 내용도 보건복지부 소명자료로 제출했다고 병원 측은 덧붙였다. 

특히 어린이집 측이 ‘국제성모병원이 환자 이송을 거부해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국제성모병원 관계자는 “당시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발견하고, 내과의원으로 옮겼다가 조치가 안 돼 119구급대를 부른 것으로 안다. 질식에 의한 골든타임이 6~7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내과의원으로 옮길 때 이미 골든타임은 지났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인천시와 관할 보건소를 통해서 이번 사안에 대해 병원 측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의료법상 진료거부에 해당하는지 않하는지 전제를 해서 말하기는 것은 애매하다. 우선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다. 현재 인천시와 관할 보건소를 통해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서부경찰서는 지난 14일 숨진 아이의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 2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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