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유승호 “조연도 언제든 환영… 희생하는 역할도 멋있어”

[쿠키인터뷰] 유승호 “조연도 언제든 환영… 희생하는 역할도 멋있어”

유승호 “조연도 언제든 환영… 희생하는 역할도 멋있어”

기사승인 2017-07-25 00:01:00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배우 유승호가 돌아왔다. 강렬한 눈빛 연기와 안정감 있게 대사를 소화하며 시청자들이 그에게 기대하는 모습 그대로였다. MBC ‘군주’에서의 활약에 ‘유승호가 멱살 잡고 끌고 가는 드라마’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덕분에 ‘군주’는 수목극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14.4%(닐슨코리아 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하지만 정작 유승호 자신에게 ‘군주’의 의미는 조금 달랐다. 최근 서울 학동로 한 카페에서 만난 유승호는 두 편의 영화에서 흥행에 실패한 후 ‘군주’를 통해 다시 일어섰다는 것에 큰 의미를 뒀다. 그만큼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였다는 얘기다.

“사실 최근 영화 ‘조선마술사’, ‘봉이 김선달’에 출연하면서 좀 많이 힘들었어요. 슬럼프일 수도 있어요. 흥행 부진이 어떻게 보면 배우의 탓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다음 작품을 고르면서 흥행에 대한 걱정도 하게 됐죠. 나 혼자 만족한다고 되는 건 아니잖아요. 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명예와 돈이 투자돼서 한 작품이 탄생하는 거니까요. 그 사람들이 잘돼야 저도 기쁘고, 저도 잘되는 건데 미안함과 부담감이 컸죠. 하지만 ‘군주’를 통해서 많이 회복됐어요. 중간에 좋은 기사도 올라오고 칭찬을 많이 받았거든요. 기분 좋게 현장에 나가서 자신감 있게 연기할 수 있었죠.”


유승호가 ‘군주’ 출연을 결심한 데에도 작품 선택에 대한 부담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사극이라는 장르보다 주인공의 캐릭터가 자신에게 익숙하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스스로 비겁하다는 표현까지 사용했지만 당시로선 최선의 선택이었다.

“‘군주’는 어떤 면에서 제가 출연했던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과 비슷해요. 둘 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 시련과 아픔을 이겨내고 복수하는 내용이거든요. 그런 감정과 이야기 흐름은 다른 장르에 비해 자신 있어요. 가슴으로 느낄 수 있거든요. 제가 늘 하던 똑같은 패턴의 작품을 또 선택했다는 점에 있어서 비겁하고 용기가 없었다고 볼 수도 있어요. 다른 장르에 대한 자신이 없어서 늘 하던 걸 선택한 거죠. 하지만 ‘군주’가 재밌기도 했어요. 그래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또 지금 시점에 제가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표출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요. 여러 가지 이유에서 선택한 거죠.”

최근 다수의 드라마에서 아역 출신 배우들이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고 활약하고 있다. ‘군주’에서 호흡을 맞춘 유승호와 김소현은 물론, SBS ‘수상한 파트너’의 남지현, SBS ‘다시 만난 세계’의 여진구 등이 있다. 유승호도 ‘군주’를 촬영하며 만난 아역 배우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갖고 대했다. 자신이 겪은 힘든 과정을 떠올리며 복잡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군주’를 촬영하면서 아역 친구들을 많이 만났어요. 겉으로는 열심히 하라고 응원을 해줬죠.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까 내가 이 친구들을 응원해주는 것이 맞을까 싶었어요. 이들도 성인 배우가 될 때까지 나와 비슷한 스트레스를 받고 힘든 과정을 겪을 텐데 말이죠. 그걸 이 친구들이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어요. 저는 다시 태어나면 배우는 안 할 것 같아요. 이미 충분히 겪어봤으니까요. 복에 겨운 소리겠지만 저는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요.”

유승호는 ‘연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을 강조했다. 인기에 연연하고 돈을 버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예능 프로그램 섭외를 모두 거절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현재는 ‘군주’가 잘된 만큼 다음 작품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

“다행히 ‘군주’가 잘됐어요. 칭찬도 많이 듣고 이렇게 시청자들이 사랑해주셨는데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역할과 작품을 해야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이 돼요. 일단 부딪혀 보는 수밖에는 없을 것 같아요. 언제까지 제가 자신 있는 것만 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도전하면서 새로운 장르와 역할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게 노력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저는 조연도 언제든 환영인데 그런 배역을 잘 안 주세요. 조그만 역할이더라도 매력 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주인공이 목표를 향해 달려갈 때 발판이 되어주는 역할은 자신 있어요. 희생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굉장히 멋있을 것 같거든요.”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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