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심폐소생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소아 심폐소생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기사승인 2017-08-02 09:19:43

[쿠키뉴스=전미옥 기자]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유치원의 교사로 근무하는 장미소(가명·25)씨는 최근 교육청 관할 교육기관에서 소아 응급처치 연수를 받았다. 장씨는 “매 년 받는 주요 교육 중 하나여서 이론은 빠삭하다”면서도 “실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시행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병원이 아닌 곳에서 심정지가 발생한 소아에게 누가 가장 많은 심폐소생술을 시행할까.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곽영호 교수 연구팀은 2012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병원밖심정지 등록체계에 수집된 19세 미만소아심정지환자 중 1477명의 대상으로 초기 심정지 환자의 반응자에 대한 관련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Resuscitation 최신호에 발표했다.

병원 밖 생활공간에서 심정지 환자 발생 시 초기 발견자의 심폐소생술 시행 여부는 환자의 생존율과 좋은 신경학적 기능을 회복하는데 크게 기여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국내 소아의 병원밖심정지 발생 시 초기 발견자의 49.1%만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발견자와 심정지 환아와의 관계에 따라 분석해본 결과 환아를 모르는 사람인 경우 29.2%만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반면 환아의 가족인 경우는 57.4%, 사회단체의 책임자(선생님이나 승무원, 경찰관 등)인 77.1%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즉, 환아의 가족이나 해당 집단의 관계자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비율이 낯선 이가 시행하는 비율에 비해 각각 1.75배, 8.9배로 높은 것이다. 특히 생존 퇴원율도 낯선 이에 비해 가족이 시행한 경우는 2.15배, 관계자가 시행한 경우는 2.58배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심정지가 발생한 지역의 교육수준과 관련된 분석 결과, 지역의 교육수준은 초기 반응자의 심폐소생술 시행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초기 발견자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를 총괄한 곽영호 교수는 “소아 심정지는 심장의 문제보다 폐렴 등 호흡기 문제로 인한 경우가 많다. 호흡을 빨리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에 통상적인 심장마사지나 자동제세동기 사용보다는 인공호흡을 포함한 소생술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른들의 심정지와 달리 낯선 이들보다는 가족들이 초기 구조자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소아 환자의 가족들이나 관계자들이 체계화된 소아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곽 교수는 “소아 환자에 대한 응급의료체계는 성인에 비해 부족한 편”이라며 “응급상황에서 제대로 된 처치를 받지 못하는 소아 환자들이 적지 않다. 사회적으로 소아 환자의 응급상황에 대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고, 관련 교육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